김종섭 ((사)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사람들이 처음 만나 대화를 나누게 되면 대다수가 고향이나 나이 등등의 다양한 것을 묻게 된다.
캐나다도 역시 마찬가지다. 캐나다는 다민족 국민이 살아가는 곳이기에 영어 발음에도 국가 간에 특색있는 악센트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어느 국가에서 왔는지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서양인이 보는 동양인일 경우는 한 번에 한국인지를 알아보기가 어려우므로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를 먼저 물어본다.
자신은 그리스에서 왔다고 먼저 소개를 했다. 그리고는 “한국인들이 개고기를 바비큐해서 먹는다는데 그게 사실이냐”고 물어왔다. 듣는 순간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사실 난감했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다시 한국인에게 되물어 보는 것임이 틀림없는데 아니라는 답변을 했다가는 거짓말이 들통나기에 잠깐 답변을 망설이는 중에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려 난처한 내 입장을 덮어 주었다.
이곳 캐나다에서는 일상의 시간에도 반려견이랑 산책하는 광경을 자주 보게 된다. 그들은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가족과 동등한 대우를 한다. 물론 캐나다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개는 동물이기에 앞서 인간과 가장 밀접한 존재감이 있는 반려견으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있다.
불교에서 엄격히 금하고 있는 살생의 원칙이라면 살아있는 모든 동물이 그 안에 포함되지만, 특별히 어느 동물 만큼은 인간의 먹잇감으로 쓰일 수 없다는 것은 사실상 공평하지 않은 일들일 것이다.
개을 사랑하는 애호가는 나름 개고기는 먹지 말아야 한다는 설득력 있는 이유를 내세우기도 하지만 소는 예로부터 농본주의 시대 때에는 인간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경제활동을 묵묵히 도와갔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먹잇감으로 사려져 갔다.
외국인의 눈으로 보았을 때 개고기를 먹는다는 것만으로도 야만인이라는 탈을 벗기에는 쉽지 않을 듯 하다.그렇다고 개고기를 먹는 우리민족에 대해 편견을 내세워 합리화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개고기를 먹는다는 이유만으로 야만인으로 불러져야 하는지에 대해 실상 개인적으로는 납득이 가질 않는다.
하지만, 대세는 세계인 다수가 개를 사랑받는 ‘애견’으로 부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지구촌의 많은 사람들이 개와 사람의 관계가 사람 못지 않다고 느끼고 있기에 개고기를 먹으면 야만인이라는 말을 듣기 십상이다.
캐나다에서 다른 민족과 살기 위해서는 ‘개는 먹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보신탕을 혐오하는 사람들이 많은 곳에선 그것이 답인 것이다.
김종섭 ((사)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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