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 기획/특집
[기획]문화로 되살아나는 공간 [3]‘생활친화형 문화공간’으로 바뀌고 있는 폐공장
박현영  |  hyun0@gnnew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12.21  17:29:37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글 싣는 순서

(1)오래된 것의 가치, 문화를 이끌다

(2)양곡창고, 辛(HOT)문화를 담다

(3)‘문화공장’으로 재 탄생한 폐공장

(4)문화와 일상이 만나는 도시, 낭트

(5)경남의 新문화 옛 삶의 터전에서


도심 공단이 조용해지고 있다. 기계소리는 잦아들고 분주한 발걸음도 사라져가고 있다. 1990년대 경제불황과 금융위기는 2차 산업의 쇠퇴를 불러왔다. 도시의 주요 성장동력이었던 2차 산업은 다른 길을 찾아나서야 했다. 공장건물로 대표되던 기존 산업시설은 노후화되거나 철거되는 등 도심 속의 유휴공간으로 변화되어 갔다. 빈 건물은 또 다른 ‘이용처’가 필요해졌다. ‘전주 팔복예술공장’과 ‘부산 F1963’은 산업구조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폐업, 방치 됐거나 도시 계획으로 산업시설을 시외곽으로 이전한 뒤 주변의 경관과 조화를 이루지 못 해 남아있던 유휴공간이었다. 이들은 문화재생과 함께 산업유산의 고유성과 역사성을 최대한 보존한 ‘생활친화형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는 사례들이다.

 

   
한창 공사중인 '전주 팔복예술공장'의 모습.


◇카세트 테이프 공장의 변신 ‘전주 팔복예술공장’

전주시 덕진구 팔복동 공업단지에 위치한 ‘팔복예술공장’은 그 고유성을 최대한 보존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중이다. 쏘렉스로 불리던 카세트 테이프 공장은 올 11월 ‘생활친화형 문화공간’으로 탄생하게 된다.

이곳은 1990년대 초 음원미디어가 CD와 mp3로 대체되던 시절,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 공장은 경영난과 컨텐츠의 수명이 다한 탓에 문을닫고 25년간 방치됐다.

 

   
 전주 팔복예술공장 투상도./자료제공=전주시문화재단 (건축사무소 바인)

지난해 문화관광체육부의 폐산업시설 재생사업에 선정된 팔복예술공장은 대지 4000평(1만3224㎡) 위에 지역예술인과 주민을 위한 문화플랫폼으로 구축 중이다. 국비·시비 25억 씩 총 50억(사업비 7억, 시설비 43억)이 투입돼 낡은 산업단지를 문화거점으로 재탄생 시키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 3월 건물의 모습을 최대한 보존해 열린 전시는 평범한 전시공간과 달리 거친 노동현장의 생동감과 독특함을 동시에 느끼게 했다.


팔복예술공장은 지난해 시범 전시로 문화공간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시범전시는 지역작가들과 연계해 진행됐다. 건물의 모습을 최대한 보존해서 열린 전시는 평범한 전시공간과 달리 거친 노동현장의 생동감과 독특함을 동시에 느끼게 했다. 실제 한 블로거(eere***)는 “공간 여기저기 오랜 이야기들이 변함없이 그대로 남겨져 있다. 버려진 공간은 결코 비어져 있지 않았다. 이곳에는 아름다움이 있다”라고 팔복예술공장에 대해 이야기 했다. 전시 당시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에 노출되는 등 지역의 큰 이슈가 됐다. 현재 공사중인 낡은 건물의 벽면은 지역 예술가들이 페인팅한 모습이 그대로 남아 공장의 발자취를 이야기 하고있다.
 

   
'전주 팔복예술공장'의 철문


재생건물은 본 건물의 흔적을 남겨둔 채 재가공하는 작업으로 주민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래서 기획단계부터 주민과 소통에 공을 들이고 있다.

팔복예술공장은 공간이 조성되면 건물이 갖고 있는 역사에 대해 해설할 수 있는 생활 해설가와 시설관리, 카페테리아, 건물청소 등은 주민들이 직접 운영할 예정이다. 공공인력으로 대체하기보다 주민이 운영하는 자주적인 시스템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한민욱 전주시문화재단 팔복예술공장 기획 팀장은 “실제 지난해 전시와 올해 무료 대관을 진행했을 때 주민들은 직원들보다 일찍 출퇴근 하는 등 건물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며 “예술공장이 조성된 이후 건물운영은 공공인력으로 대체되는 것이 아니라 시설 운영비에서 주민용역비가 따로 책정될 예정으로 지역의 일자리 창출효과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화생산자(예술인)들 입장에서는 활동영역이 넓어지고, 문화소비자인 주민, 방문객들은 실내·외를 넘나드는 좋은 놀이 문화 공간이 생길 것”이라며 “생산과 소비가 일어나는 지역 공동체와 지속가능한 예술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고 덧붙였다.

 

   
문화공장으로 변신한 '부산 F1963'


◇와이어 공장의 변신 ‘부산 F1963’

부산 ‘F(Factory)1963’은 센텀시티 맞은 편 수영구 망미동의 낮은 주택가에 위치해 있다. 이 곳은 Kiswire(구 고려제강)의 모태가 되는 첫 공장이 있던 곳으로 1963년부터 45년 간 와이어로프를 생산하던 공장이었다.

지난해 9월 부산비엔날레 전시장으로 활용됨을 계기로 낡은 공장은 친환경, 문화예술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부산 ‘F1963’은 기업이 리드해 조성되는 복합문화공간의 첫 사례다. 지난해 Kiswire와 부산시는 복합문화공간 조성 운영을 위한 협약에 이어 올해 1월 공간을 20년간 무상으로 사용(연간 150일 이내로 전시·공연)하는 협약도 체결했다. 부산광역시·부산문화재단·kiswire 실무진으로 구성된 사업단은 리노베이션 공사 및 세부사업운영에 관한 사항을 공유하는 등 공공과 민간의 협업사례로도 주목받고 있다.

국비와 시비 총 32억원(운영비 6억6000, 시설비 24억 4000)으로 이뤄진 재생사업은 약 600평(2000㎡)의 대지 위에 네모 세개라는 컨셉으로 구성돼 있다. 각 공간은 공간별 운영시간이 다르고 부분 운영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첫번째 네모 공간인 중앙정원(중정)은 세미나, 파티, 음악회 등을 열 수 있는 곳이다.


첫번째 네모는 중앙에 위치한 중정으로 세미나, 파티, 음악회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모랫바닥에 천장이 뚫린 직사각형 모양으로 이뤄진 공간은 중앙정원(중정)의 형태를 이루고 있다. 중정 바깥쪽으로 남은 기둥과 건물의 기반이 됐던 돌들은 과거 공장의 모습을 대변해준다. 두번째는 상업공간으로 생산에서 소비까지 이뤄졌던 공장의 특징을 입주한 상업공간에도 적용시켰다. 세번째는 부산비엔날레 전시장으로 사용됐던 공간으로 전시장, 도서관, 서점 등으로 탈바꿈 될 예정이다. 비엔날레 당시 사용됐던 공간의 한쪽 벽면에는 방문객들이 남긴 메시들이 빼곡히 적혀 있다. 이외에도 각각의 공간은 와이어 로프로 꾸며지거나 공장에서 나온 시설물로 꾸며져 공장이 갖고 있던 정체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공간투어를 맡고 있는 정지인 부산문화재단 F1963 창작공간팀 CM(cultural manager)이 뒷마당에 있는 유리온실에서 열릴 사운드 아트 전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F1963’의 문화재생 파일럿 프로그램은 이달 초 중정 공연프로그램을 시작으로 28일에는 여러 장르가 융합된 전시를 선보인다.


강재영 부산문화재단 문화재생 총괄은 “이곳은 사업단 세 곳이 잘 맞물려 각자의 역할을 하면서 운영되고 있다”며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공연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공간을 조성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박현영기자 hyun0@gnnews.co.kr

 

   
각각의 공간은 와이어 로프로 꾸며지거나 공장에서 나온 시설물로 꾸며져 공장이 갖고 있던 정체성을 말해주고 있다. 사진은 두번째 네모공간 중 하나인 카페 풍경.


[관련기사]

박현영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