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경일춘추
불구대천(不俱戴天)의 역사
최봉억(김해 계동초등학교 교감)
경남일보  |  gnnews@gnnew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01.15  11:16:06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최봉억

아베총리가 최근 개막이 한 달도 남지 않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일 양국 간 외교적 입장차가 크다는 이유로 불참을 알려왔다고 한다. 말이 외교적 입장차라지만 일본과 우리나라의 역사인식에 대한 공유가 다르다는 것을 방증한 셈이다.

되짚어보면 그동안 일본은 위안부문제 뿐만 아니라 일제 침략에 관한 그들의 과오를 진정으로 사과하기는커녕 최근의 국제 관계나 평화헌법의 개정 문제 등으로 미뤄 야만적 제국주의적 야욕이 아직 남아 있음을 확인한다.

우리는 일본을 말할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불구대천(不俱戴天)이다. 같은 하늘을 도저히 떠받들고 살지 못한다는 말, 즉 용서할 수 없는 관계라는 말이다. 전통적으로 불구대천의 역사를 공유하는 국가나 민족끼리는 관계가 녹록치 않음을 알 수 있다. 백년전쟁의 영국과 프랑스의 관계라든지 600만 명의 홀로코스트 독일과 유태인과의 관계처럼…, 지정학적 위치에서 비롯된 오랜 역사적 사건을 공유한 한국과 일본 역시 바로 그러한 관계라 할 수 있다.

인류의 역사는 끊임없는 침략과 저항의 연속으로 점철돼 왔다. 일본처럼 인접한 이유만으로 물리적 충돌과 분쟁이 불가피 했을 수 있고, 또 다르게는 인종과 민족간의 배타적인 습속(習俗)차이로 인한 다툼도 있었다고 본다. 이런 점에서 한일 양국 관계는 연속적인 갈등을 겪는 숙명의 관계였다는 생각마저 든다.

한일간의 관계 개선에 대한 얘기를 하면 빠지지 않는 나라가 독일이다. 독일 총리는 독일국민을 대표하여, 정확히 말하면 자신들의 선조들에 대한 잘못을 현재적 입장에서 진심으로 사과하고 아울러 전범자들에 대한 처벌이 시효가 없음을 밝혀 둠으로써 선린(이웃하고 있는 지역 또는 나라와 사이좋게 지냄)과 우호의 핸들을 그 피해자들에게 주었다.

여기서 우리가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독일의 이런 판단이 세계 도처 최강이라 자부하는 파워 브레인 유대인들의 지속적인 저항과 노력이 전쟁이후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점이다. ‘유태인박물관’이 표방하는 것처럼, 그들의 고발과 노력이 단지 굴욕적 역사에 대한 되갚음이나 전쟁 피해여성에 대한 복수가 아니라 자유와 정의를 비롯한 인간 존엄에 대한 본질적이고 보편적인 가치의 수호에 있으며 이를 위해 싸울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강한 대한민국이 돼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데 있는 것 같다.

최봉억(김해 계동초등학교 교감)

경남일보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