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역할 다했다는 尹, 다음은…
검찰 역할 다했다는 尹, 다음은…
  • 이홍구
  • 승인 2021.03.04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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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청 반대 목소리 키우던
윤석열 검찰총장 전격 사의
정치권 대권 변수 긴장 고조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전격 사의를 밝힘에 따라 정치권이 대선변수를 가늠하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2시 대검찰청 청사 현관 앞에서 “오늘 총장을 사직하려고 한다”면서 “이 나라를 지탱해 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 그 피해는 오로지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오랜 세월 쌓아 올린 상식·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보기 어렵다”고 했다. 검찰의 수사권 완전 폐지를 전제로 한 중수청에 반대한 기존 입장을 거듭 피력한 것이다. 윤 총장은 “검찰에서 제 역할을 여기까지”라며 “지금까지 해왔듯이 앞으로도 제가 어떤 위치에 있든지 자유민주주의와 국민 보호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저를 응원하고 지지해주셨던 분들, 제게 날 선 비판을 주셨던 분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윤 총장은 지난 2일 언론 인터뷰를 시작으로 부정부패 대응 능력 약화를 부각하며 중수청 설치에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전날 대구고검·지검에서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윤 총장의 사의를 수용하면 윤 총장은 오는 7월 24일 2년 임기를 4개월여 앞두고 물러나게 된다.

윤 총장은 사의를 표명하면서 ‘정계 진출’과 관련한 명시적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정치권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여야는 윤 총장이 ‘정권견제론’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판을 뒤흔들 수 있다고 본다.

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사의를 표명하는 순간 정치를 시작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윤 총장의 사퇴로 여권과 윤 총장의 대립 구도가 재조명되고 정권 견제 심리가 결집할 가능성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보수층에선 ‘이재명이 정권을 잡으면 친문을 쓸어버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윤 총장이 특히 야권 후보로 나선다면 당장 보수층의 ‘이재명 기대심리’가 사라지면서 여권 내 대권 구도가 요동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당장 윤 총장의 입당은 어렵겠지만, 그가 야권에 힘을 보태는 제3지대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윤 총장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정농단 사건 수사팀장을 지냈고 문재인 정부 초반 ‘적폐청산’ 수사에 앞장섰던 그의 전력에 대한 보수층의 반감도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이홍구기자 red29@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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