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창원 도심하천에 수달 가족이 산다”
창원시 “창원 도심하천에 수달 가족이 산다”
  • 이은수
  • 승인 2021.04.12 2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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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천·남천서 4마리 서식 확인…생태환경 건강성 입증
속보=창원천과 남천에 멸종 위기 1급종이자 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이 서식하는 것이 창원시에 의해 공식 확인됐다.(본보 2일자 5면 보도)

본보는 최근 수달이 창원천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영상을 공개했는데, 이에 생태 환경 전문가들은 도심하천에서 수달이 서식하는 것도 찍기도 어려운데, 물고기를 잡아 먹는 영상을 담은 것은 이례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창원시는 이와관련, 수달 조사 경험이 많은 환경다큐 전문감독을 초빙해 창원천과 남천 일대를 조사한 결과를 12일 오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남천에서 어미 한마리와 새끼 두마리로 추정되는 수달이 어울려 자맥질하고 있는 장면이 포착됐다. 또한 창원에도 수컷 한마리가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었다. 창원천에서는 수달과 고양이가 마주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종이 다른 이 두 생명체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각자 할 일을 하거나 자연스럽게 지나쳤으며, 이를 통해 수달과 고양이가 꽤 오랜기간 공존하면서 경계심을 풀 정도로 익숙한 상태가 됐음을 드러냈다.

수달이 사람들과 자동차 소리로 시끄러운 도심 한복판 하천에서도 아무런 꺼리김없이 살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서식환경이 깨끗해졌다는 것이다. 창원은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도심하천과 마산만 바다오염이 심각했는데, 작년에 은어와 연어가 올라오고 이번에는 수달 서식이 확인돼 이제는 공업도시 이미지를 벗고 누구나 살고 싶은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생태환경도시로 재탄생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봉암갯벌 일원에서 수달 1마리를 시민이 영상으로 촬영한 사례는 있었지만, 도심하천에 대한 수달 서식실태를 직접 조사하고 영상촬영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발견된 수달은 창원천~봉암갯벌~남천 일원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으며, 하천의 상류까지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창원천과 남천은 도심하천이지만 수질이 양호하고 서식하는 물고기도 많아 수달의 먹이활동에 큰 지장이 없고, 생태하천으로 조성된 곳이라 인위적인 영향이 적다는 것이 수달 서식의 가장 큰 요인이라는 것이 창원시의 설명이다.

이상용 한국생태환경연구소장은 “멸종위기종인 수달이 도심하천에서 암수가 각각 살아서 개체수가 늘어난 것은 기적 같은 일이다”며 “창원천에 남천에 발견된 수달은 본류구간에 서식하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앞으로 이들 수달의 번식이 확대돼 창원의 내동천, 가음정천, 토월천, 반송천 등 지류에도 수달이 서식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허성무 창원시장은 “특례시 출범을 앞두고 은어와 연어에 이어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330호 수달(4마리)까지 우리 도심하천에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환경개선으로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환경수도 창원특례시’를 만들기 위해 아낌없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시는 이번에 발견된 수달에 대해 도심생태계 보호를 위한 워크숍 개최 등 시민교육과 거버넌스를 강화하고, 산책로에는 안내판을 설치하는 등 수달과 사람이 공존하는 생태하천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와 함께 수달 개체수와 행동 범위 확인 등 추가 정밀조사를 실시하고, 유전자 다양성 확보를 위해 서식지 확대, IoT기반 생태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등 중장기 대책도 강구할 예정이다.

시는 도심하천의 동식물 전반에 대한 전문가 실태조사도 필요하다고 판단해 경남녹색환경지원센터 연구과제를 요청해 4월부터 12월까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향후 조사결과와 전문가 자문을 거쳐 도심 속 생태자원을 보호하기 위한 장단기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수달은 전국의 강과 하천에서 과거에 흔하게 발견되던 족제비과 포유류이나 수질오염과 모피를 위한 남획으로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어 1982년 11월 16일 전국 일원에 천연기념물 제330호로 지정됐고, 2012년 7월 27일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허성무 창원시장이 12일 오후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창원천과 남천 도심 하천에서 발견된 수달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허성무 창원시장이 12일 오후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창원천과 남천 도심 하천에서 발견된 수달 관련, 보호대책을 브리핑하고 있다.
창원 남천에서 발견된 수달 가족.
창원 남천에서 수달 가족(어미 1마리와 새끼 2마리)이 헤엄치고 있다.
허성무 창원시장이 도심 하천 수달 서식지를 전문가와 답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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