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구호 (경상국립대학교 강사)

한때 대인배(大人輩)라는 말이 유행했다. 덩치가 크고 말은 그럴듯하게 하면서도 실제 행동은 좀스러운 사람을 비꼬는 말이었다. 이 말이 유행한 것은 역으로 대인다운 모습에 대한 기대와 바람이 담겨있었다고 하겠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사사건건 서로를 비방하고 헐뜯는 여야 정치인들에게 신물이 난 국민들은 대인배가 아닌, 대인다운 모습을 바라고 있다.
그러면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대인다운 모습은 어떤 것일까? 논어에서는 이를 구별하는 기준으로 다음과 같은 점들을 말하고 있다.
이런 기준으로 오늘의 정치지도자들을 보면 어떤 모습일까? 여야 정치인들은 서로를 비방하기가 바쁘다. 모든 문제는 상대방의 잘못으로 비롯되었고, 자기의 잘못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지도자들은 전직 대통령이나 전 정부 인사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그들보다 자신들이 더 우월하다는 것을 과시하려고 한다.
상대를 비난하거나 자신을 과시하는 것으로 상대방보다 우월해지지 않는다. 대인의 풍모는 초상지풍(草上之風)이라 했다. 대인의 덕풍(德風)이 불면 백성은 절로 덕초(德草)가 된다는 것이다. 대통령을 비롯한 여야 정치인들은 상대를 비난하고 깎아내리는 소인배 같은 짓에 골몰하기보다는 자신을 되돌아보고 대인다운 덕을 쌓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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