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국산 전투기 KF-21 날았다
첫 국산 전투기 KF-21 날았다
  • 문병기
  • 승인 2022.07.19 2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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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3훈비 활주로 이륙…첫 비행시험 성공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 국가 '우뚝'
저공비행 굉음…지역주민 피해 우려감 고조
 
방위사업청은 19일 오후 4시 13분을 기해 첫 국산 전투기 KF-21 비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첫 비행의 조종간은 공군 제52시험평가전대 소속 안준현 소령이 잡았다. 이날 KF-21 시제기는 오후 3시 40분께 이륙해 4시 13분께 착륙했다. 사진은 이날 비행하는 KF-21 모습. 연합뉴스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가 첫 비행시험에 성공했다. 19일 KF-21이 광음을 내며 활주로를 힘차게 이륙했다. 지난해 4월 시제 1호기 외관이 공개된 뒤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서 첫 시험비행에 나선 것이다. 이번 첫 비행은 대한민국 공군 전력의 현대화란 기대와 소음문제란 우려를 동시에 안고 비상을 시작했다.

이날 오후 공군제3훈련비행단 활주로에는 웅장하면서도 날렵한 외관을 가진 KF-21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후 3시 40분 T-50계열 항공기 두 대와 함께 굉음과 불꽃을 내뿜으며 활주로를 이륙한 KF-21은 순식간에 자취를 감췄다. 30~40분의 시간이 흘렀을까, 기본적인 성능 시험을 마친 KF-21은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활주로에 착륙했다.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으로 탄생한 KF-21이 우리나라를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 국가로 우뚝 서게 만드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첫 시험비행을 마친 KF-21은 2026년 6월까지 4년간 총 6대의 기체가 시험비행에 사용된다. 출격 횟수는 1일 2~3회로 약 2200여 회 정도로 전망되고 있다. 이 기간 항공기 안전성을 초기 비행에서 확인한 뒤 고도·속도·기동을 순차적으로 확장하면서 최종적으로 비행 성능과 조종 특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시험비행과 아울러 내년 후반기 ‘잠정전투용적합’, 2026년 ‘최종전투용적합’ 판정을 획득하고 2028년까지는 추가 무장시험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잠정전투용적합 판정을 받으면 양산을 개시할 여건이 마련되므로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내년 전반기까지 사업타당성조사를 받은 뒤 계약을 진행해 2026년께 최초 양산에 들어간다. 첫 시험비행을 무사히 마친 KF-21은 향후 공군 전력 현대화를 통한 자주국방은 물론 수출 효자상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소음피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활주로 인근 도로는 지역민들과 관계자 등이 타고온 차량 수 백대가 첫 시험비행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활주로와 수백m 떨어진 곳에서 직접 확인한 소음은 생각보다 크진 않았다. 특히 T-50 두 대가 동시에 이륙했기 때문에 KF-21의 소음 정도를 정확히 알 수는 없었다. 그런데 이륙 후 성능시험 과정에서 저공비행을 할 때의 소음은 굉음에 가까울 정도여서 지역민이 감당해야 할 고통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축동면과 사천읍을 비롯한 인근 지역민들은 항공기 소음에 익숙하다. 평소 KT-1은 물론 고등훈련기인 T-50의 엄청난 소음을 견디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발 엔진인 T-50과 쌍발 엔진의 KF-21의 소음 정도는 분명 비교 불가였다. T-50은 비행 시 75~83웨클(WECPNL·항공소음단위)의 소음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쌍발 엔진의 KF-21은 이 보다 훨씬 심각할 것이란 우려는 현실로 확인된 셈이다.

첫 시험비행을 지켜본 지역민들은 “이번 한 번으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소음이었다. 하루 두세 번 4년 동안 이 같은 소음에 시달려야 한다고 생각하니 끔찍할 뿐이다”면서 “국가적 차원의 사업이라 무조건 반대할 수만은 없지만 그렇다고 그냥 이해하라는 것도 받아들일 수 없다. 고통을 참고 살아가야 하는 주민들에 대해 정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라매사업으로 불리는 ‘KF-21’사업은 평균 수명이 40년 이상의 전투기를 대체하고 2020년 이후 미래 전장 환경에 적합한 성능을 갖춘 한국형 전투기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2015년부터 2028년까지 KAI에서 맡아 120대를 양산하게 되며 총 사업비용은 18조원에 개발비만 8조 8000억원대이다.

KF-21은 쌍발엔진을 탑재하고 저피탐 기술을 적용했으며, 동체 길이 16.9m·폭 11.2m·높이 4.7m로 F-16 전투기보다 크고 F-18 전투기와 비슷한 크기다. 최대 속도는 마하 1.81(시속 2200㎞), 항속거리는 2900㎞이며, 무장 탑재량은 7.7t이다.

문병기기자 bkm@gnnews.co.kr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가 19일 첫 비행시험에 성공했다. 사진은 지난 6일 KAI에서 KF-21 1호기가 지상테스트를 위해 활주로와 이어진 램프 구간을 지상활주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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