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K-기업가정신’ 역사 깃든 물품 고향왔다

허병천 고문, 부친 유품 ‘삼성상회·경남일보 주권’ 기증
“기업가정신 이론 논문 썼는데…진주서 복원되는 기분”

삼성 이병철 회장의 자형 서봉 허순구 선생의 소장품이 진주 K-기업가정신센터에 전시된다.

진주시는 지난 3일 시청 기업인의 방에서 서봉 허순구 선생의 차남인 허병천 ㈜성진그린 고문이 부친의 유품 8점을 기증했다고 5일 밝혔다.

진주시가 받은 유품은 서봉 허순구 선생이 소장하고 있던 삼성상회 주권 1매, 경남일보 주권 1매, 기업활동 및 국악활동 책자 각 1매, CD 4장, 총 8점이다.

삼성상회 주권은 허순구 선생과 이병철 회장이 1938년 대구에서 설립한 삼성상회에서 교부한 100주 증권이다.

삼성상회는 1941년 주식회사 삼성상회로 법인전환 후 주권을 발행했다. 기업활동 및 국악활동 책은 기업인이며 동시에 국악인이었던 서봉 허순구 선생이 직접 편찬한 것이다.

서봉 선생은 진주시 지수면 출신으로 1927년 민간자본으로 진주 최초의 백화점인 문성당 백화점을 설립한 기업가이다. 당시 진주에 있던 일본 굴지의 백화점인 미나카이에 진주의 소비시장이 잠식당할 것을 우려해 문성당 백화점을 세웠다. 선생은 1948년 처남인 삼성 이병철 회장과 함께 오늘날 삼성그룹의 모태인 삼성상회를 창립했다.

1951년에는 이병철 회장과 함께 ㈜풍국주정공업을 설립했고 은퇴 이후에는 경제발전과 국악사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경남일보 주권은 단기 4290년(1957년)발행본으로 사장은 설창수로 기명돼 있다.

기증식에서 허병천 고문은 “아버지 허순구 선생은 국악계에서는 잘 알려져 있는 반면, 경제계에서는 그 업적이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데 진주 K-기업가정신과 인연을 맺게 돼 반갑다”며 “50여 년 전 미국에서 석사 학위를 할 당시 ‘기업가정신 이론에 대한 유용한 연구’라는 논문을 썼는데, 50년 후에 진주시에서 복원이 되는 기분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진주 K-기업가정신과 허병천 고문과의 인연이 매우 깊어 보인다. 부친의 유품을 기꺼이 기증해주신 허병천 고문께 감사와 존경의 뜻을 보낸다”며 “기증해주신 물품을 통해 진주시의 자유롭고 고귀한 정신과 그 속에 담겨있는 인본주의적 진주 K 기업가정신을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진주시가 기증받은 물품들은 ‘진주 K-기업가정신센터’에 영구 보존돼 전시·연구·교육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최창민기자 cchangmin@gnnews.co.kr

서봉 허순구 선생의 차남인 허병천 ㈜성진그린 고문이 삼성상회, 경남일보 주권 등 부친의 유품 8점을 진주시에 기증하면서 조규일 시장에게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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