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스승의 날, 세종대왕 오신 날
[천왕봉] 스승의 날, 세종대왕 오신 날
  • 경남일보
  • 승인 2024.05.13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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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모 논설위원
‘스승’의 어원으로 흔히 ‘무당(巫)’을 든다. 신라 제2대 왕이 남해차차웅인데 차차웅(次次雄)의 한어 발음이 스승과 닮은 ‘시시씨옹’. 삼국사기는 “무당이 귀신을 모시므로 사람들이 그를 경외했고, 나중엔 최고 존장자를 차차웅이라 했다”고 적었다. 그땐 무당을 ‘싯시옹’ 비슷하게 칭했으리라. 실제 무당들은 영매(靈媒) 행위 때 ‘시싱님’이란 호칭을 항용 쓴다. 자신에게 신내림을 받게 해준 그 어떤 혼령이 ‘시싱님’이다.

▶다른 하나는 스승이란 낱말이 ‘스님’에서 왔다는 설이다. 15세기 문헌 월인석보에는 스승을 ‘법 가르치는 중’으로 표현했다. 또 최세진이 지은 16세기 책 훈몽자회에는 스승 사(師)자의 새김으로 승려도 올려놨다. 어쨌든 스승←무당이라니, 고대사회 제사장(祭司長)격의 무당, 법문 가르치는 선지식 스님, 지존의 왕이 모두 ‘스승’이었던 셈이다.

▶내일(15일)은 스승의 날. 1963년 청소년적십자협회가 5월 26일로 정한 ‘은사의 날’이 효시다. 2년 뒤 ‘스승의 날’로 명칭을 바꾸면서 날짜도 15일로 앞당겼다. 이날이 겨레의 큰 스승이신 세종대왕 탄신일이기도 해서다. 올해 스승의 날은 또 부처님 오신 날 공휴일이다. 부처님도 인류의 스승이니, 올해 스승의 날은 이래저래 뜻이 더 두텁다.

▶세종대왕과 스승은 다 존경의 대상이다. 부모님도 그렇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어버이날을 공휴일로 하자는 국민이 다수였다. 해서 스승의 날과 세종대왕 탄신일, 어버이날 뜻을 담아 5월 15일을 휴무 기념일로 하면 어떨까 싶다. 유교 이념에도 군사부(君師父)일체라지 않았는가. 정재모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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