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404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지난기사검색] 전체6.4(화)6.3(월)5.31(금)5.30(목)5.29(수)5.28(화)5.27(월)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12월의 꽃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12월의 꽃 12월의 꽃 계절 저 너머서부터향기 하나 없이만져본들 딱딱한 질감이더니12월부터꽃이 되었다.-박명수신록의 계절을 비껴 향기로마저 주목 받지 못했던 당신. 하지만 뒤늦게나마 주변으로부터 적절한 시선을 받게 되었으니 이 얼마나 황홀한 12월인가. ‘드디어 꽃이 되었다’는 말 속에는 오랜 기다림이 고여 있어서, 동안 내 안의 고독과 내 안의 상처가 붉은 음률로 떨릴 때마다 곁이 되어주며 박수를 보낸 사람이 분명 있었으리라.그러니 그대가 꽃이 될 수 있도록 여백이 되어 준 사람을 우리 잊지 말자. 속을 모조리 털어낸 저 덤불 같은 삶이 여 디카시 | 경남일보 | 2015-12-09 09:02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입눈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입눈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입눈잎눈도 아니고 꽃눈도 아닌데비만 오면 나무에 눈이 달린다도드라진 눈동자는 보이는 족족사방의 풍경을 꿀꺽 삼킨다.카멜레온이 울고 갈 지경이다-김영빈주변 풍경을 보이는 대로 투영해버리는 저 단단한 고집을 ‘입눈’이라 부르고 있으니, 수없이 보아 온 물방울이 주인을 제대로 만난 것이다. 자연의 발설한 언어를 귀담아 들을 뿐 아니라 머금은 말까지도 어르고 달랠 줄 아는, 카멜레온 같은 작명가를 말이다. 찰나에 포착한 형상을 문자로 재현한 화자의 기발한 작품이 독자의 시선마저도 꿀꺽 삼키는 것 아닌가.공중 디카시 | 경남일보 | 2015-12-02 15:30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함성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함성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함성 쌀 2000포대의 한숨이 속에 농민의 피와 땀과 눈물고루 다 들어 있다낱알 하나하나의 한숨농민의 함성이다-차용원쌀 한 톨의 무게는 대략 0.02g으로, 세계 인구 60% 이상이 주식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아시아의 문명과 숨을 여기까지 연결해온 으뜸 곡물이다. 이 땅 백성이라면 저 한 톨의 쌀에 농민의 피와 땀과 눈물이 배어 있음을 모를 리 없다. 그러니 신께서 알알이 황금보자기에 담아 가을 들판을 물결치게 함으로써 그 귀중함을 온 천하에 알리는 것 아니겠나.여기 건조 벼 2000포대가 비 오는 거 디카시 | 경남일보 | 2015-11-25 10:05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생몰(生沒)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생몰(生沒)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생몰(生沒)누워 생각하니물 길어 나르는 일은 여간 고달프지 않았다이제, 그 물 버리는 일이 고단하겠다-황영자(시인)미국의 천문학자 더글러스 박사는 나무의 나이테를 통하여 태양의 흑점 발생 그래프(11년 주기)를 작성했다고 한다. 침묵으로 발설한 고통과 환희, 그 사연과 이력들이 나무의 역사가 되어 고스란히 제 몸속에 결의 무늬로 새겨졌던 것이다. 그러고 보면 나무의 생몰연대가 인간의 삶과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그렇구나. 태어나 죽음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끊임없이 채우는데 급급하였구나. 어느 지점에선 디카시 | 경남일보 | 2015-11-19 09:05 처음처음이전이전이전21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