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7,503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지난기사검색] 전체12.1(목)11.30(수)11.29(화)11.28(월)11.25(금)11.24(목)11.23(수)11.22(화) 오늘의 저편 <33> 웃음이 가득한 얼굴로 여주댁은 몸을 살짝 뒤척였다. 꿈길 따라 길을 떠난 그녀는 남편 김 씨와 만나고 있었다. 남편은 조금도 늙지 않은 신혼 초의 모습 그대로였다. 앞서가던 김 씨가 슬그머니 손을 내밀어 여주댁의 손을 꼭 잡았다. 남편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던 여주댁은 나룻배 한 척이 물결에 흔들리고 있는 강가에 이르렀다. ‘이런 곳에 웬 배가 있누?’ 여주댁은 무척 쓸쓸해 보이는 나룻배를 바라보며 입속말로 중얼거렸다. 먼저 나룻배에 올라탄 김씨는 여주댁에게 손을 내밀었다. 남편의 부축을 받으며 그녀도 배에 올랐다. 그와 동시에 배는 연재소설 | 이해선 | 2012-03-29 15:32 오늘의 뉴스 <32> 무심결에 담 쪽으로 눈길을 긋던 민숙은 목을 갸웃했다. 유령이라면 몰라도 사람의 키보다 높은 담 위로 누가 어떻게 목을 쑥 올리느냐 말이다. “어머님, 잘못 보신 거 아니에요?” 가끔씩 담을 타고 다니는 도둑고양이를 민숙은 떠올렸다. “글쎄, 괭이새끼였나?” 여주댁은 의혹을 풀며 안방으로 들어갔다. 민숙은 건넌방으로 들어갔다. 잠자리로 들어가 홑이불로 배만 가리고 희끄무레한 천정을 보았다. 코앞조차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밤이었다. 그렇게 많던 별들마저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눈을 감아버렸다. 민숙은 빛이 완전히 차단된 굴속 같은 연재소설 | 이해선 | 2012-03-29 15:32 오늘의 저편 <31> 여주댁은 눈앞에서 돋아나는 화성댁의 얼굴을 피하여 목을 옆으로 돌렸다. 죄지은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내 자식 살리자고 귀한 남의 자식을 불구덩이로 끌어들이고 있다는 생각이 왜 아니 들겠는가? “들어가서 자거라.” 언제까지나 며느릿감의 뒷모습만 핥고 있을 수가 없어서 여주댁은 일부러 발소리를 좀 냈다. “옛? 여태 안 주무셨어요?” 민숙은 벌떡 일어났다. “그래. 저녁 먹은 것이 얹혔는지 속이 좀 마뜩찮아서??.” 여주댁은 댓돌위로 내려섰다. “잠깐만 기다리세요. 등에 불을 붙여 나올게요.” 민숙은 마루 끝의 기둥에 걸 연재소설 | 이해선 | 2012-03-29 15:31 처음처음이전이전이전371372373374375376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