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근 교수의 경남문단, 그 뒤안길 (239)
강희근 교수의 경남문단, 그 뒤안길 (239)
  • 경남일보
  • 승인 2012.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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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교단 소설가 문신수(15)

강희근 교수의 경남문단, 그 뒤안길 (239)

정직한 교단 소설가 문신수(15)

 

필자는 5월 11일 오전 경남소설가회 사무실을 방문했다. 이재기 소설가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이 사무실에서 이작가와 필자는 자주 만나는 편이다. 사무실은 다름 아니라 경남인쇄출판사(사장 하영식)에서 일부 공간을 할애해 준 것인데, 이는 오로지 문학 사랑이 두터운 하사장의 배려에 의한 것이었다. 하사장은 “생전에 문신수 선생을 만나뵙지는 못했지만 이재기 작가를 비롯한 경남소설가회 멤버들의 면면을 보면서 초대회장 문선생님의 인격을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출판사에서 ‘경남소설’ 4,5집을 출간했는데요, 출혈을 감수하고 시작했습니다. 저는 어쨌든 소설가들이 좋습니다. 제가 만들어 드린 ‘경남소설가협회’ 간판을 다는 날 서울에서 백시종 선생이 오시고 거창에서 표성흠 선생이 자리를 같이해 주신 것을 영광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은 김동민 작가에 이어 하아무 선생이 회장을 맡아 주고 계시는데, 2대 회장 이재기 선생은 꼭 하루에 한 번씩은 들리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하사장은 전 와이즈맨 진주클럽 회장, 전 진주상록회장 등을 지냈고, 인쇄계에서는 활판에서 마스터인쇄로 전환하는 데 있어 선구적이었다고 기억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인쇄소라도 도서출판에 힘을 더 쓰고 있다는데 “출판계의 불황이 빨리 걷히어 순수문학을 사랑하는 하사장 같은 분의 영역이 넓혀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며 이재기는 경남소설가회와 경남인쇄출판사와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있었다.

이날, 오후 3시 문신수의 장남 문영철은 큰 누나 문일심과 함께 필자의 연구실을 방문한다는 통지를 해왔는데 남해에서 이날 12시 문신수의 유고집 ‘못다 부른 이름’(남해시대 발행) 출판기념회가 있어서 그 모임을 끝내고 필자를 찾아온다는 것이었다. 약속시간에 도착한 문영철과 문일심은 출판기념회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이날 오전 10시엔 묘소를 참배하고 문학비에 들렀으며 11시에는 남해유배문학관에서 유고집 출판기념회를 열었다는 것이다. 참석자로는 정현태군수를 비롯하여 강철도(남해문학회장), 홍성열(남해 교육장), 이호균(문화원장), 이재열(도의원), 이처기, 김우영, 김종도(전 교장), 김갑수(전 교육장), 김태두(전 교장), 정의연(향토역사연구회장), 김성철(유배문학관장) 등과 제자들이라 했다.

유고집 ‘못다 부른 이름’은 머리말(문신수), 발간사(기념사업회),축사(군수 정현태)를 머리에 붙이고 ‘별명’ 등 18편의 단편소설을 실었고 2부에서는 임신행, 백시종, 김태두, 문중근, 이상미(손녀), 문영철(아들) 등의 추모글이 실렸다. 기념사업회의 발간사에는 “우리는 선생께서 남기고 가신 소설 외의 작품들 또한 상당한 분량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 역시 우리가 책으로 묶어 세상에 내놓을 때에야 이웃 문신수 선생의 작품세계를 온전히 집대성하는 것이라 믿습니다.”라 했고 정현태 군수는 축사에서 “문선생님은 ‘문학은 민족의 마음 속에 남아 있는 마지막 국토이고 최후의 정부다.’라고 말씀하셨고, 생전에 자신의 문학세계를 ‘생명의 재창조작업’이라면서 문학활동의 존재 가치는 영원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고 기억하며 유고집 발간을 축하했다.

이번 유고집은 군지원(1000만원)과 기념사업회(2000만원) 자체부담으로 나왔다. 필자의 연구실에 온 문영철(대전, 문화재청 근무)은 "기념사업회 여러 어른들과 남해군수님에게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고 하면서 ”저도 아버지의 유훈을 따라 열심히 살겠습니다.“고 심경을 밝혔다.

장녀 문일심은 3남매를 다 키웠다고 말하고 큰딸(이은실)은 초등교사로 근무하고 있고, 차녀(이상미)는 이화여대 영문과 석사이고, 아들(이창준)은 현재 세무사로 근무하고 있다고 하면서 모두 외할아버지의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고 말했다.

외손녀 이상미는 추모글에서 “글이란 진실할 때에 빛을 발하는 것임을 할아버지께 배웠습니다. 진실한 글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예술로서의 문학이 결코 살내음과 땀내 나는 삶과 별개의 것이 될 수 없다는 할아버지의 신념과 맞닿아 있습니다. 할아버지는 직접 겪으신 일들을 소재로 글을 쓰셨습니다. 그리고 그 글 안에는 언제나 준엄한 자기 반성이 있었습니다.”고 좋은 글쓰기의 요체는 성찰에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썼다.이어 "나이가 들어가고 배움이 깊어질수록 저의 정신적 근원이 할아버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할아버지의 손녀라는 이유만으로 태어날 때 이미 전해받은 할아버지의 근기가 몸과 마음의 성장과 더불어 발현하고 그 힘으로 이 시간을 살고 있습니다. 할아버지가 가시고 난 뒤 할아버지는 제 안에서 별이 되셨습니다."라고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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