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시의원·공무원 멱살잡이, 시민들 황당
사천시의원·공무원 멱살잡이, 시민들 황당
  • 경남일보
  • 승인 2012.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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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시청 공무원과 시의원이 멱살을 잡고 몸싸움을 벌인 사실이 지역사회에 알려지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 26일 오후 사천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실에서 사천시청 문화관광과 공무원 A씨가 최용석 의원과 언쟁을 벌이던 중 최 의원의 멱살을 잡은 뒤 벽으로 밀치는 등 다툼을 벌였다. 최 의원의 비명을 듣고 달려온 의회사무국 직원들이 말리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사천시의회는 의장단 긴급회동을 갖고 정만규 시장의 사과와 해당 공무원에 대한 조치, 사과문 게재, 재발 방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정 시장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시의회에 사과의 뜻을 전달했으며 징계위원회를 열어 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멱살잡이 사건은 남일대 해수욕장에서 매년 열리던 바다영화제가 올해 들어 중단된 사업비를 두고 발단이 됐다. 최 의원은 “10년 넘게 매년 열리던 바다영화제 예산 1200만원이 올해 전액 삭감된 이유가 뭐냐”며 문화관광과 담당공무원 A씨에게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따지다가 빚어졌다 한다.

멱살잡이를 한 사천시의 A씨는 자신의 잘못을 어느 정도 인정은 하였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하였다면 전후사정도 따져봐야 할 문제다. 날씨 탓인지는 모르나 시의원-공무원 간에 멱살잡이 사건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사천시 일각에서는 시의원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공무원을 부하직원 다루듯이 한 것이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지적과 함께 시와 시의회 간에 쌓이고 쌓였던 해묵은 갈등이 폭발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방의회가 출범한 지 20여년이 넘었다. 이젠 공무원들에게 호통 치고 애먹이는 식의 수준에서 스스로 벗어나야 한다. 대화와 타협은커녕 충돌하는 양측의 모습은 지탄과 비난을 받기에 충분하다. 시민들은 이유가 어디에 있든 직원의 잘못을 대신해 시장이 의회에 사과의 뜻을 전달하는 사태에 그저 황당할 따름이다. 시민의 대의기구인 의회를 무시하는 오만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수십 년 간 공직생활을 해왔고 의회와의 관계를 누구보다 잘 알 만한 공직자로서 자질이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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