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삶의 질 높이는 예산 편성을
국민 삶의 질 높이는 예산 편성을
  • 경남일보
  • 승인 2012.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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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19대 첫 정기국회가 시작되면서 대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내년도 예산안을 법정시한인 12월2일보다 10일 빠른 22일 통과시키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내년도 예선안 심의과정에서 대선 바람이 거세게 몰아쳐 법정시한도 넘길 판이다. 대선 후보들이 내놓은 0∼5세 무상보육, 기초노령연금 2배 인상, 반값 등록금, 국공립 보육시설 확대 등에다 민주통합당이 새 대통령 예산으로 3조~4조원을 떼놓자고 요구하고 있다. 여야가 자기 후보의 공약을 더 반영하려는 ‘예산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차기 대통령용 예산’을 아예 별도 편성하려는 것이다.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내년 정부 예산안(342조여원)의 1% 수준인 3조~4조원을 예산안 심사 때 따로 떼어 새 대통령을 위해 총량으로 남겨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선후보도 “내년 예산은 새로 출범하는 정부가 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새 정부의 정책기조에 맞춰 편성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대통령에게 세부 비목(費目)이 지정되지 않은 뭉칫돈을 주자는 건 국회 예산심의권을 포기하는 초헌법적 발상”이라고 반발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민주당이 요구하는 3조∼4조원은 규모가 너무 크다”며 “현행 법상 용도를 특정하지 않고 상당한 규모의 예산을 비축해 두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민주당 제안에 난색을 표했다.

정권교체기의 예산편성을 둘러싼 정치권의 신경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7년 한나라당에서 “당선인 의중을 반영해 대선 뒤에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해 대선 열흘 뒤인 12월 28일 예산안을 처리했다. 또 새 정부 출범 첫해엔 새 사업을 위해 한두 차례 추경을 편성하는 게 관행이 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2003년 6월, 10월), 이명박 대통령(2008년 6월)이 그랬다.

여야는 나라살림의 근간인 국가예산을 특정 후보의 선거운동에 활용하겠다는 불순한 의도를 버려야 한다. 특히 아직 당선도 되지 않은 특정 후보의 공약을 예산에 미리 반영하라는 것은 국민의 선택권을 모독하는 처사다. 여야는 나라살림을 정치바람에 휘둘리게 할 것이 아니라 일자리 창출과 국민들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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