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서울 KTX 첫 차를 타다
진주~서울 KTX 첫 차를 타다
  • 곽동민
  • 승인 2012.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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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출발·도착…마산까지 24분만에 주파
▲지난 2004년 우리나라에 도입된 KTX를 이제 서부경남 도민들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서울~진주간 KTX 첫차 운행이 시작된 5일 새벽 이른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진주시 가좌동 진주역에서 이용객들이 KTX에 몸을 실고 있다.오태인기자
◇역사적인 진주발 서울행 KTX 첫 열차에 오르다=5일 새벽 5시40분. 채 여명이 차오르지도 않은 이른 시간, 진주역 대합실에는 몇몇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었다.

이날 처음으로 운행하는 진주발 서울행 KTX 산천에 오르려는 20여명 남짓한 시민들은 새로 지어진 역사를 둘러보며 진주역 승무원에게 열차 운행 시각과 소요시간을 묻기도 했다.

이미 진주역 사무실에서는 진주역 최초 KTX 탑승자로 기록된 전두배(진주시)씨와 김미영(사천시)씨가 추위에 언 몸을 녹이고 있었다.

진주역 최초 KTX 탑승 기념품 증정식과 기념촬영이 끝나니 벌써 6시10분. 첫 차 출발시각인 6시17분이 어느덧 가까워져 있었다.

옛 진주객사를 쏙 빼닮은 진주역사를 뒤로하고 열차에 올랐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신형 KTX산천의 깔끔하고 쾌적한 실내와 예전에 비해 훨씬 넓어진 좌석.

열차에 타면 으레 기대하게 되는 스낵코너와 음료자판대도 눈에 띄었다. 이외에도 장애인을 위한 화장실과 휠체어 보관소, 엄마와 아기를 위한 귀저기 교환대와 수유실이 마련돼 있어 장거리 여행을 할 때에도 편리할 것으로 보였다.

객실을 둘러보다 자리에 앉은지 10여분이나 지났을까. 마산역에 도착했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열차 시간표 상으로는 진주에서 마산까지 28분이 소요되지만 24분만에 도착했다. 진주에서 출발할 때에는 다소 비어있던 좌석이 마산역과 창원역을 지나면서 대부분 들어차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출도착 시간 정확…창원·동대구역까지는 빠르지만 서울은 ‘글쎄’=이날 진주역에서 서울행 KTX산천에 몸을 실은 사람은 300여명 남짓. 편도 5편(월요일은 6편)이 운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 편 당 60~70명의 인원이 진주역에서 KTX를 이용했다. 이는 평소 이용객 수 보다 2배가 넘는 수치다.

진주관리역 박상민 역장은 “오늘 하루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진주역을 이용해 주셨다”며 “이른 아침 시간에는 20~30명 수준이던 이용객이 오후 들어 80명 이상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많은 시민들이 KTX를 이용한 것은 처음 운행하는 KTX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정확한 출발·도착 시각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외버스에 비해 비싼 가격은 KTX 이용을 염두에 두고 있는 이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열차를 이용한 승객 김승호(26·창원시)씨는 “면접을 보기 위해 서울로 가는 길인데 도착 시간이 정확하다는 이점 때문에 KTX를 선택했다”면서 “중요한 일이니만큼 돈을 더 주고라도 KTX를 타겠지만 왕복 10만원이 넘는 운임비는 무척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서울 진입 때 차가 막힐까봐 열차를 선택했지만 고속버스도 4시간 남짓이면 서울에 도착한다”며 “비싼 가격과 버스에 비해 그리 많이 빠르지 않은 도착시간 때문에 왠만해선 서울로 갈때 KTX를 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 마산·창원·밀양 등 도내 지역에 가기 위해 KTX를 탈 때는 빠른 속도와 환승없이 바로 갈 수 있다는 점이 이용객들의 발길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진주에서 운행을 시작한 KTX산천은 진주~동대구 구간은 평균 150km/h의 속도를 내며, 동대구~서울 구간은 평균 300km/h의 속도를 낼 수 있다.

밀양에 있는 친정에 가기 위해 KTX를 탄 김영원(36·여·진주시)씨는 “시외버스를 타고 밀양까지 다녀 오려면 마산에서 갈아타야 하는데 열차는 그러지 않아도 된다”며 “KTX로 바뀌고 나니 1시간 만에 도착한다. 시외버스는 진주에서 마산까지 1시간, 마산에서 밀양까지 또 1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지역 상공·유통업계 ‘빨대 현상’ 우려=진주까지 KTX가 개통되면서 부산·대구지역 백화점과 대형 쇼핑몰들이 서부경남권 고객 유치에 나섰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특히 의료와 관광, 쇼핑 등은 부산·대구 뿐 아니라 인근 창원으로의 쏠림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것이 진주지역 상공계의 의견이다.

진주상의를 비롯한 지역 상공계와 유통업계는 KTX 개통으로 인해 물류비용 절감과 관광효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인근 부산과 대구지역으로 지역경제가 쏠리는 ‘빨대 현상’이 나타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KTX 개통으로 진주~동대구는 1시간 28분, 진주~부산의 경우 1시간54분으로 2시간대 도착이 가능해 진다.

특히 차량이 많이 몰리는 주말에는 정체 스트레스에 시달리지 않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이용객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진주상의 관계자는 “얼마 전 확장된 남해고속도로 덕에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이 창원, 부산 등지로 원정 쇼핑에 나서고 있다”며 “향후 자치단체와 지역 상공·유통업계를 중심으로 쏠림현상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동민기자 dmkwak@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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