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로드먼과 농구 관람은 선전 목적"
"김정은, 로드먼과 농구 관람은 선전 목적"
  • 연합뉴스
  • 승인 2013.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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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즈, 북한 전문가 인용 보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평양에서 미국 프로농구(NBA) 스타였던 데니스 로드먼과 농구 경기를 관람한 것은 선전 목적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북한 전문가들을 인용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김 제1위원장과 로드먼의 접촉이 그동안 북한이 보여왔던 이례적이면서도 잘 연출된 만남의 형식을 따르고 있다면서 이같이 분석했다.

로드먼 일행이 방북할 당시 로드먼이 김 제1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는 보장은 없었다.

하지만 로드먼은 농구광으로 알려진 김 제1위원장을 만나 함께 농구 경기를 관람했고 포옹까지 나눴다. 그는 지난 1일 평양을 떠나면서 김 제1위원장을 ‘멋있고 솔직한 사람’(awesome, honest guy)이라고 평가했다.

평양에 주재하는 서방 외교관들은 물론 최근 북한을 방문한 거물 인사들도 김 제1위원장을 만나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로드먼과 김 제1위원장의 만남은 뜻 밖이었다.

빌 리처드슨 전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는 여러 차례 북한을 갔지만 김 제1위원장을 대면하지 못했고 지난 1월 리처드슨 전 주지사와 함께 북한을 방문한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도 북한의 젊은 지도자를 못 봤다.

지난 여름 평양을 방문했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특사들도 김 제1위원장을 만나지 못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평양에서의 농구 경기는 김 제1위원장에게 좋은 선전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김 제1위원장이 농구 경기 관람으로 북한 주민에게 자신이 개방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줬고 서방에는 자신이 고립되지 않았으며 악동이 아니라는 신호를 줬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특별한 목적을 위해 외국인 방문객들을 이용했다고 NYT는 전했다.

김일성 주석은 1994년 북한의 핵 프로그램으로 한반도가 위기 상황을 맞았을 때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만난 뒤 해결책을 찾아 미국과의 충돌을 피했다.

북한은 또 2010년 세계적인 핵 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를 초청, 자신들의 우라늄농축 시설을 최초로 확인시켜줬다.

북한은 이에 앞선 1995년 방북한 프로 레슬러 릭 플레어를 체제 선전에 이용했다.

플레어는 자서전에서 북한 관계자가 북한이 노동자의 천국이라 것과 같은 말을 해주기를 기대했고 북한의 관영 언론은 “김일성이 북한 주민의 행복과 반영,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 헌신했다”는 자신의 말을 아직도 인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 로드먼의 방북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김 제1위원장이 농구를 좋아하기 때문에 로드먼을 만난 게 놀랄 일은 아니다”면서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로드먼이 그를 만난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버릇, 영어 실력, 개인 평가 등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어떤 정보도 소중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국 국무부는 로드먼이 김 제1위원장을 만난 것에 ‘불쾌감’을 표시했다.

국무부는 “로드먼이 개인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했다”면서 “북한이 자기 주민들 대신 외국인에 대한 대접과 유흥에 집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직원이 로드먼과 함께 북한을 방문했던 뉴욕의 바이스(VICE) TV는 이번 여행의 목적은 ‘농구 외교’라고 밝혔다. 이번 방북을 미국과 중국이 탁구를 통해 관계를 개선한 ‘핑퐁 외교’에 비유한 것이다.

하지만 NYT는 중국이 미국과 관계가 좋지 않았을 때에도 핵위협을 하거나 화염에 싸인 미국 대통령의 동영상을 유포하지 않았다면서 북한은 이 두 가지를 모두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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