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밭두렁 태우기 효과 없다
논·밭두렁 태우기 효과 없다
  • 강진성
  • 승인 2013.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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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위험에 병해충보다 천적이 더 많이 죽어
지난 주말 전국이 산불로 큰 홍역을 앓으면서 논·밭두렁 태우기가 주요 산불화재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지난 9일 전북 남원의 노부부는 밭두렁에서 나온 잡풀을 소각하려다 산불로 번졌다. 이 불로 부부가 모두 숨지는 변을 당했다. 이달 초에는 경북 의성군에서 논두렁을 태우다 산불로 번지자 불을 끄려던 70대 노인이 숨지기도 했다.

지난달 14일에는 거창군 산불감시원이 논두렁을 태우다 산불로 번지기도 했다. 산불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지난달 18일 함양에서 잡초를 태우던 70대가 온몸에 화상을 입고 목숨을 잃기도 했다.

논두렁과 밭두렁 태우기는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관행적으로 매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산불뿐만 아니라 자신의 목숨까지 감수할 만큼 논·밭두렁 태우기가 효과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득보다 실이 훨씬 많다는 것. 논둑의 경우 거미류 등 익충(사람에 이로운 곤충)이 89%인 반면 해충은 11%에 불과하다. 태우기를 할 경우 해충을 죽이는 효과는 있지만 거미류 등 병해충의 천적이 더 많이 죽게 된다. 이는 결국 ‘소탐대실(小貪大失)’로 논밭의 방제효과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 잡초에 발생하는 도열병균은 그냥 두어도 벼에 전염되지 않는다. 애멸구가 옮기는 바이러스병은 병 발생이 문제되지 않는다. 흰잎마름병균은 수로에 자라는 줄풀 뿌리에 월동하기 때문에 논두렁을 불태워도 방제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벼물바구미는 대다수가 산록의 낙엽밑 땅속에서 월동을 하기 때문에 논두렁 소각과는 관계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동주 경남농업기술원 작물기술담당은 “논·밭두렁 태우기는 효과가 극히 미미하다”며 “농약제가 좋아져 태우기를 하지 않아도 병해충 방제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산불로 인한 피해가 더 크기 때문에 10년 전부터 소각행위를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광두 경남소방본부 예방대응과장은 “잡초를 태우다 갑자기 바람이 불면 순식간에 불이 번질 수 있다”며 “산불피해와 본인의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논·밭두렁 태우기와 쓰레기 소각을 해선 안된다”고 당부했다.

한편 산림청은 오는 20일부터 내달 20일까지 예정됐던 산불특별대책기간을 지난 11일부터 앞당겨 실시하고 있다. 특히 농산폐기물 불법 소각우려가 있는 1만㏊를 사전에 정리하고 20일부터는 소각을 전면 금지하도록 했다.

울주군 산불
지난 9일 울산시 울주군 청량면 삼정리에서 산불이 발생해 강한 바람을 타고 불이 번지고 있다. 사진제공=양산산림항공관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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