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주 변호사의 법률이야기
김용주 변호사의 법률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3.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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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처한 변호사들
오래전부터 변호사는 부와 명예를 함께 누리는 전문가 직종으로 여겨져온 것이 사실이다. 변호사의 사(士)는 선비를 뜻한다. 그런데, 과연 변호사들이 그동안 선비로 대접받아 왔을까? 변호사에게는 ‘선비 士’자가 있으니 선비의 품격을 느낄 수 있어야 할 텐데, 현실에서는 ‘돈 주고 산 일꾼’이 되고 만다.

변호사가 당장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고 아파서 견디기 힘든 사람을 낫게 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적으로 침해당한 의뢰인의 권리를 회복시켜준다는 점에서는 대단한 일을 한다고 말할 수 있다.

보수를 생각할 때 일반인들의 눈에는 변호사는 별로 힘도 들이지 않고 돈만 많이 받는 사람으로 비쳐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다시 말해 땀 흘리고 손에 피 묻히는 것도 아니면서 변호사는 말끔한 양복차림에 말 몇 마디, 서류 몇 장 써내주고 수백만원 이상의 돈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리라….

하지만, 변호사는 쓰러져가는 한 가족을 다 살릴 수 있고, 한 회사를 살릴 수 있다고 항변해보지만 일반인들은 들을 때만 끄덕일 뿐이다.

예전에 많은 돈을 지급하고 선임해야 했던 변호사를 지금은 그 이하에도 변호사 사무실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간다.

마치 동네 슈퍼들과 비슷한 처지다. 예전엔 가게 문을 열면 쌀이나 콩나물을 사러 오는 사람들이 있어 먹고사는 데는 지장이 없었는데, 지금은 자동차를 타고 대형 마트로만 다니니 동네 슈퍼들은 하나 둘 문을 닫는 지경에 이르렀다.

변호사도 다를 바 없다. 예전엔 간판만 걸면 사람들이 찾아왔고 한 달에 너덧 건만 맡으면 그런대로 사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

변호사 사무실의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말은 이미 옛말이 됐다. 문턱을 낮춰도 찾는 고객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시대의 흐름상 앞으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 곧 변호사는 돈 잘 버는 직업이 아니라 취업할 때 다소 우대받을 수 있는 자격증에 불과한 날이 올 수도 있다. 어렵게 오랫동안 공부해서 딴 변호사 자격증이 푸대접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한탄하는 소리도 곧 들릴 것이다.

변호사는 선비다. 존경받는 사람이 돼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너무 힘들다. 이 냉혹한 현실을 타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마디로 자기만의 영역을 개발하여 특성화해야 한다. 결국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호사 자신이 상담은 물론 모든 송무자료를 직접 작성해야할 시점이 다가온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재판에 출석해야하는 등 현실의 여건상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변호사가 자기만의 영역을 만드는 또 하나의 방법은 전문화다. 그 분야가 어떤 것인지는 스스로 찾아야 한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어떤 특정 분야를 남들보다 미리 연구하고 준비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것을 꿈꾸며 땀 흘려야만 할 것이다.

자기 혁신을 이루지 못하고 과거에 안주하는 변호사들은 조만간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는 예감이 드는 것은 나 혼자만이 느끼고 있는 것일까.

/김용주 법률사무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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