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 차량, 대형·고급이라야 일 잘하는 것 아니다
단체장 차량, 대형·고급이라야 일 잘하는 것 아니다
  • 경남일보
  • 승인 2013.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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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가 경남도를 비롯, 도내 18개 시·군의 단체장 차량운행 관련 정보를 입수한 분석에서 상당수의 차량이 대형·고급차량을 좋아했다. 편리성도 있지만 소위 폼이 나고 위신이 선다고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취임을 하면 곧장 전용 차량을 바꾸기 일쑤다. 여기에는 부하직원들의 아첨도 한몫 거든다. 좋은 차로 바꿔 주겠다는데 마다할 단체장은 별로 없다. 체어맨, 제네시스 등 배기량이 3000cc를 초과한 대형차는 진주시, 양산시, 사천시, 고성군, 합천군 등 5곳이었다. 이들 차량 구입비는 5000만 원 이상이다. 사천시장 차량은 차량가격이 6400여만 원으로 최고가였다.

도내 단체장 중 대형·고급차량은 차관급이나 장관급에 속한다. 안전행정부의 국가 공용차량 배기량 기준은 장관급은 3300cc급, 차관급은 2800cc급 차량을 운행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도지사는 차관급, 시장은 2급, 군수는 3급 예우를 받는 것을 보면 과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문제는 승용차의 크기로 타는 사람의 인격을 평가하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풍토다. 당연히 이런 이유로 관용차들의 무게만 더해진 일이다. 앞에서도 지적했듯 그 면면을 보면 정말 한심한 수준이다. 재정자립도가 30%도 안되고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단체장들이 도로에 기름을 줄줄 흘리고 다니는 모습은 민망하기까지하다.

정부가 관용차량의 고급화를 막기 위해 각 지자체에 에너지 절약형 차량 구입을 권고하고 있지만 실행에 옮기는 지자체가 적다. 경남도 역시 관용차의 대형화를 막기 위해 시·군에 3000cc 미만 차량을 구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통상적인 지자체 관용차량 규칙은 구입 7년 이상 또는 주행거리 12만㎞ 이상일 경우 차량을 교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단체장 차량의 경우 대개 배기량 2000cc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단체장 차량의 대형·고급화를 중단하고 시민 눈높이에 맞게 구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단체장은 차량이 대형·고급이라야 격이 높아지거나 일을 잘하는 것도 아니다. 주민에게 업적으로 평가 받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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