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옥 교수의 운동이야기
권선옥 교수의 운동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3.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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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브볼과 바나나킥이 가능한 이유는
어릴 적 자전거를 배울 때 자전거를 탄 내 몸이 지나가는 트럭 쪽으로 이끌려 가 적잖이 당황한 적이 있다. 또한, 바람이 심하게 불면 비닐이나 포장이 위로 솟구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트럭(바람이 있는 쪽)이 있는 쪽은 공기의 속도가 빨라(공기를 끌고 감) 압력이 낮고 내(비닐이나 포장)가 있는 쪽은 공기의 속도가 느려 압력이 높아 서로 압력차가 존재한다. 이는 유체(공기나 물) 속에서 상대적인 움직임이 있는 물체는 압력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려고 하는 성질 즉, 베르누이 정리 때문이다.

베르누이 정리의 한 실례로 회전하고 있는 물체와 유체 사이에 상대속도가 존재할 때 회전체의 회전축과 진행방향 양쪽에 수직으로 힘이 발생하는 현상인 마그누스 효과가 있다. 공을 사용하는 종목인 골프, 축구, 야구, 탁구, 테니스, 배구 등의 경기에서 공은 경기자의 의지에 따라 공은 여러 방향(시계방향회전, 반시계방향회전, 역회전, 정회전(탑스핀))으로 회전하게 된다. 따라서 공은 마그누스효과를 가지고 있다.

최근 류현진 선수의 선전이 국내 야구팬들의 메이저리그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류 선수의 직구는 빠른 편이 아니다. 그러나 정교한 변화구를 낮게 던져 땅볼을 유도하는 실력이 탁월하다. 야구에서 커브는 톱스핀을 걸면서 던지게 된다, 이 때 야구공의 위쪽은 공기의 흐름이 늦고 아래쪽은 공기의 흐름이 빨라 공의 위아래 압력차가 생기게 되고(베르누이정리), 공은 아랫방향으로 점점 떨어지게 된다(마그누스 효과). 한편 슬라이더는 공을 시계방향이나 반시계방향으로 회전시켜 타자의 몸 쪽으로 파고들거나 타자의 먼 쪽으로 휘어져 나가게 된다.

현재의 전 세계적 축구트렌드는 압박축구이다. 이로 인해 많은 반칙이 생기고 있다.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팀 세트피스 성공률이 24% 정도에 달할 정도로 세트피스의 중요성이 날로 증대되고 있다. 세트피스는 프리킥이나 코너킥 등의 상황에서 누가 키커를 하고 어느 방향으로 볼을 보내면 누가 처리한다는 등의 선수들 간에 미리 약속된 플레이를 말한다, 이 때 수비수가 공의 궤적을 예측하기 어렵게 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공을 감아서 차게 된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한국과 터키의 3·4위전에서 터진 이을용 선수의 바나나킥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되고 있다. 이 선수는 왼발의 안쪽으로 공의 중심에서 약간 벗어난 곳을 비껴감아 찼다. 공이 시계방향으로 회전하면서 날아갈 때 공의 왼쪽방향 공기의 상대적인 흐름은 늦어 압력이 커지고 반대방향은 빨라 압력이 낮아져 결국 압력차로 인해 공은 점점 더 오른쪽으로 휘어지면서 골키퍼가 손도 쓸 수가 없을 정도로 오른쪽 골 모서리로 골인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영국의 축구스타이며 ‘프리킥의 마술사’라고 불리는 데이비드 베컴은 개인통산 세 번째 ‘올림피코 골(코너킥에 의한 직접 골인)’을 성공시켰다. 또한 한국대표팀의 세트피스 전담 키카 기성용 선수도 UAE와의 A매치에서 코너킥을 직접 골로 넣은 바 있다. 모두 공에 회전을 가했기에 가능하였고, 마그누스효과가 있었기에 또한 가능한 결과였다.

우수한 경기자는 공에 편심력을 주어 많은 회전을 일으킨다. 테니스 스타 라파엘 나달이 포핸드스트록을 구사하고, 탁구 스타 유승민 선수가 강력한 포핸드 드라이브 기술을 구사하며, 배구 스타 문승민 선수가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를 넣을 때 많은 회전을 주는 것은 마그누스효과를 잘 활용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하여야 공이 강하지만 코트를 벗어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경상대학교 체육교육과 교수

야구 커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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