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위한 사랑나눔 진주중 1회 졸업생 이효수씨
올해 78세를 맞은 진주중학교 1회 졸업생 이효수씨. 그는 지난 9년 간 후배들을 위해 매년 500만원의 장학금을 기부하고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35년간 공직에 몸 담아온 그에게 적지 않은 액수의 장학금을 기탁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씨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모교에서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공부를 계속할 수 있게 도와 주셨던 스승의 은혜에 보답할 길이 없을까 고민해 오던 차에 조카로부터 아직도 급식비를 내지 못해 점심을 먹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며 “모교인 진주중학교에도 한 반에 3~4명, 학교 전체에 40여명의 학생들이 급식비를 내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6·25 전쟁이 발발했을 당시 중학교 2학년이었다. 이전까지는 이씨의 부친 역시 당시 진주중학교에서 근무했었고 가정환경도 유복한 편이었다고.
그는 “전쟁 당시 포탄이 집을 덮쳐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었다. 맨몸으로 피란 갔다가 한 달 반 만에 돌아왔을 땐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며 “게다가 전쟁통에 아버님께서도 돌아가시는 바람에 생계가 어려워 도저히 학업을 계속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씨는 “그 시절 어려운 형편을 알게 된 아버님의 후배가 당시 진주고등학교 교장선생님께 부탁해 무사히 고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다”며 “배고픈 시절의 어려움을 참고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선생님의 도움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자신처럼 어려운 가정환경 탓에 진학을 포기하거나 학교를 다니고 있더라도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급식비 지원의 수준을 뛰어넘어 대학교나 고교 진학에 어려움을 겪는 소년소녀가장을 위한 장학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그는 “공직에 있는 동안 ‘세류성해’의 심정으로 근면성실하게 모아온 돈을 이제는 주변과 나누고 싶다”며 “앞으로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나눔에 동참하고 싶다”고 말하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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