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공공디자인 유감<1>버스쉘터
혁신도시 공공디자인 유감<1>버스쉘터
  • 강진성
  • 승인 2013.08.0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명품도시 비웃는 '촌스러운 정류장'
진주시 문산읍과 호탄동에 건설 중인 진주혁신도시는 오는 9월께 기초공사를 마칠 예정으로 마무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혁신도시는 개발단계부터 공공디자인이 적용됐다. 공공디자인은 통일성 있는 도시 이미지를 만들고 도시의 품격을 올리는 필수요소다. 이에 본보에서는 진주혁신도시에 설치된 시설물에 대한 공공디자인 적합성을 점검하는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편집자 주
버스쉘터
경남개발공사가 조성 중인 진주혁신도시 남측 간선도로에 설치된 버스쉘터. 색채가 주변경관과 어울리지 않고 디자인이 세련되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휠체어가 진입하기 어려운 구조로 진주시가 표방하고 있는 무장애도시와도 어울리지 않는다.
 


“참담하다. 새로 짓는 도시가 이 모양이라니….”

지난 31일 진주혁신도시를 찾은 최만진 경상대 건축학과 교수가 공공디자인 시설물을 둘러본 뒤 찹찹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최 교수와 취재진이 찾은 곳은 진주혁신도시 남쪽편에 위치한 6차로 간선도로. 남해고속도로 진주IC에서 내려 혁신도시로 이어지는 남측 관문으로 개통을 기다리고 있다.

가장 먼저 만난 공공시설물은 버스쉘터(정류장). 알록달록한 색상을 보는 순간 주변과 어울리지 않았다. 최근에 잘 사용하지 않는 고광택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 기둥에 파랑, 오렌지, 녹색 등 색상이 들어갔다. 회색의 차양막은 뜬금없이 느껴질 정도다.

최 교수는 “너무 많은 색상이 사용됐다. 튀는 색상들이 서로 조화롭지 않게 배치됐다. 주변경관을 고려하지 않는 색채가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색상보다 더 심각한 것은 디자인이다. 조심스럽게 문제점을 지적하던 최 교수의 입에서 “촌스럽다”는 말이 나왔다. 그는 “혁신도시가 가지는 미래지향적 도시 성격과 어울리지 않다”고 말했다.

진주시가 표방하고 있는 무장애도시와도 어울리지 않는다. 문제의 버스쉘터는 휠체어가 들어가기 힘든 구조다. 또 자전거 도로를 모두 차지해 통행을 어렵게 하고 있다. 최 교수는 “휠체어가 들어갈 수 없으니 비가 오면 장애인은 맞고 있어야 한다. 벤치는 앉고 싶은 느낌을 주지 않는다. 사용자를 고려한 디자인이 아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버스쉘터의 기둥, 벤치와 바닥의 접합 공사마감은 민망한 수준이었다.

문제의 버스쉘터는 경남개발공사가 맡고 있는 혁신도시 남쪽 간선도로에 6개가 설치돼 있다. 이 버스쉘터는 혁신도시 공공디자인 가이드라인의 설계원칙과도 일부 맞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B.I.S(버스정보시스템) 등 정보시설물 부착공간이 고려하도록 한 디자인 지침과 어긋났다. 또 주변경관과 어울리는 색채 사용과 가급적 명도와 채도를 낮추도록 한 지침과도 부합되지 않았다.

경남개발공사 혁신도시사업단 관계자는 “버스쉘터의 재질과 구조는 큰 문제가 없다. 디자인은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관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색상의 경우 보완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다른 구간에 세워질 버스쉘터에 대해서는 “LH와 디자인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LH 조성구간에 설치될 버스쉘터는 경남개발공사에 세워진 디자인과 전혀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LH 경남혁신도시사업단 관계자는 “설치될 버스셀터는 공공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서 디자인하고 있다. 차양막 일부를 수정하는 작업을 남겨 놓고 있으며 8월 중으로 발주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늦어도 9월까지는 시설물이 세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성기자

버스쉘터2
경남개발공사가 조성중인 진주혁신도시 남측 간선도로에 설치된 버스쉘터. 색채가 주변경관과 어울리지 않고 디자인이 세련되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휠체어가 진입하기 어려운 구조로 진주시가 표방하고 있는 무장애도시와도 어울리지 않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