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아랑전설' 일제강점기 한글 필사본 발견
'밀양 아랑전설' 일제강점기 한글 필사본 발견
  • 강민중
  • 승인 2013.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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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사학자 추경화씨 “시대별 한글 연구에 도움”
일제강점기에 쓰여진 것으로 보이는 밀양 아랑각 전설을 담은 한글 필사본이 발견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진주 중앙시장에서 현대양품을 운영하는 조말상씨의 모친(1988년 74세로 별세)이 창녕에 살면서 직접 쓴 기록물이다.

조선 명종시대 후반에 밀양부사 윤후의 딸 아랑의 전설을 현장에서 직접 보고 쓴 것처럼 구체적으로 적기한 내용이다.

문헌 해석을 맡은 향토사학자 추경화에 따르면 이 책은 앞쪽엔 경술 9월 26일이라 하고 앞쪽에 처사 창녕조씨 조상을 위한 한문식 제문이 실려있고, 중간부터 한글로 기록된 윤낭자 영남루 원설이라는 제목의 필사본이 실려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윤후가 밀양부사로 부임하며 부인과 유일한 딸을 데리고 내려와 별당을 수축해 따님과 유모가 함께 거처토록 했다. 어느 날 유모가 가을날 밤 영남루에 올라 달을 구경하자 말하므로 따라갔다. 영남루에서 함께 구경하던 유모는 사라지고 잠시 후 부사 밑에 심부름하는 통인이 나타나 윤낭자를 겁탈하려 하므로 윤낭자가 강하게 저항하고 정절을 보존하려다 도리어 통인의 칼에 찔려 억울하게 죽임을 당했다. 원통한 윤낭자. 불쌍한 윤낭자 시신을 영남루 옆 대나무 숲에 몰래 묻어 버린 통인은 유모와 함께 사라졌다. 윤후 부사는 딸의 억울한 죽음을 모르고 이름 모를 총각을 따라 가버린 것으로 여기고 서울로 돌아갔다. 그 후 밀양부사로 부임하는 자들마다 바로 죽으니 아무도 부사로 오기를 거부했다. 이 때 50대까지 낮은 벼슬에 머물다 초야에 묻힌 이씨 한분이 부사되기를 청해 임명해 내려 보냈다. 부임하는 날 밤중에 칼을 물고 처녀귀신이 나타나 억울하게 죽은 사실을 말하고 호소했다. 신임부사가 안 죽고 방을 나가니 밀양부 관속들이 관을 준비했다가 깜짝 놀랐다. 신임부사는 명을 내려 영남루 옆의 대나무 밑을 파게하니 윤낭자의 시신이 썩지 않고 있었다고 한다. 도주한 유모와 통인을 잡아 옥에 가두었다가 죽였다’ 고 기록돼 있다.

내용 마지막 부분에는 윤낭자를 추모한 글이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어 현장에서 본 것처럼 기록된 사실적 문헌으로 추정하고 있다.
추씨는 “일제시대에 사용된 한글 연구에 도움을 줄 귀중한 책자로 기대된다”면서 “필사본은 현재 조말상씨가 보관중이며 내년에 지방 문화재로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글필사본
한글필사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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