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성 기자
그러다 올해 각 지자체별로 하던 채용박람회를 경남도가 4개 권역별로 묶어 연다는 소식을 접했다.
각 지자체들은 도내 공기업들과 이름 있는 대기업들이 채용박람회에 참가했으며 박람회 당일 수백여 명이 취업을 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자료를 보니 문득 몇 년 전 들었던 대학동기의 말이 떠올랐다. 또 마침 정치사회부 회의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됐다. 그렇게 해서 취재는 시작됐다. 취재를 할수록 문제는 심각했다. 홍보만 요란했지 내용은 빈껍데기였다.
자지체들은 취업이 확정되지도 않은 2차 면접예정자를 취업자로 분류했다. 또 간접참가업체에 들어온 이력서를 업체에 확인도 없이 취업자에 포함시켰으며 이마저도 뻥튀기 됐다.
또 공공기업들과 대기업들의 경우 대부분은 채용계획이 없으면서도 지자체의 간곡한 부탁에 어쩔 수 없이 참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취업이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 만큼 힘든 요즘이다. 채용박람회를 위해 고생한 공무원들의 노고도 잘 안다. 기사가 나가자 한 지자체 공무원은 수백 개의 기업대표자 명함을 가지고 찾아와 채용박람회 참가 업체 모집을 위해 입이 헐 정도로 고생했다고 하소연했다.
관련 공무원들의 노력을 인정한다. 하지만 공무원들의 이런 노력이 더 빛이 나기 위해선 진솔해야 한다.
취업이라는 부푼 기대를 안고 찾아온 구직자들을 두 번 울려서는 안 된다. 채용을 원하는 기업과 단순히 정보제공을 위해 참가하는 업체들을 정확히 홍보해야 한다. 또 채용계획이 없는 회사에 참석을 강요해서도 안 된다. 앞으로 열리는 채용박람회가 정말로 구직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박람회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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