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휴무일
조선시대 휴무일
  • 경남일보
  • 승인 2014.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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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명영 (반성중학교 교장)
올해의 공휴일은 67일. 법정 공휴일에 일요일 52일이 해당된다. 이는 달력에 붉은색으로 일자를 표기한 숫자이며 여기에 주 5일 근무제 토요일을 포함하면 119일이 휴무일이다. 금년에는 특이하게 대체공휴일이 도입되었다. 설날연휴 또는 추석연휴가 다른 공휴일과 겹치거나 어린이날이 토요일 또는 다른 공휴일과 겹치는 경우에는 그 날 다음의 첫번째 비공휴일이 공휴일로 된다.

현대는 사이버 시대로 장소와 시간에 제한받지 않고 업무처리 및 물품구입 등이 가능하다. 바야흐로 늘어난 휴일을 철저한 시간사용 계획에 의거 이웃을 배려하고 자기계발에 활용하는 시대가 되었다.

조선시대에는 어떤 휴무일이 있었을까. 유성룡은 1591년 정읍현감으로 있던 이순신을 담력과 지략이 있고 말 타기와 활쏘기를 잘한다고 천거하여 전라좌도수사에 임명되었다. 장군은 전라좌수영(지금의 여수)에 부임하여 왜적의 내침에 대비, 병기를 정비하고 거북선 제조에 착수하였다. 이듬해 임진년 3월 28일에는 거북선에서 대포를 쏘는 시험을 하였고 4월 13일 임진왜란이 일어나 14일 뒤 출전하게 된다. 예나 지금이나 전시에는 휴무일이 있을 수 있겠는가.

‘난중일기’는 장군이 임진년(1592)부터 무술년(1598) 11월 17일까지 부득이 출전한 날은 쓰지 못한 경우도 있지만 날짜마다 간지 및 해전에서 중요한 요소인 날씨를 포함해 군사의 출동상황, 관청에 보낸 공문, 군율을 어긴 장수를 처형한 사건 등을 기록한 진중일기다. 이순신에 대한 평가는 각 시대마다 끊이지 않는다. 장군의 진중일기는 임진왜란 연구에 필수자료이기 때문이다.

‘난중일기’에서 임진년 정초부터 4월 15일 사이에 9일 간의 휴무일을 볼 수 있다. 그중 7일은 나라 제삿날이며 2일은 두 형의 기일이다. ‘2월 17일(무신) 맑음, 나라 제삿날(세종의 제사)이라 공무를 보지 않았다.(二月十七日戊申, 晴, 以國忌不坐) 3월 29일(기축) 맑음, 나라 제삿날(세조의 비 정희왕후 윤씨)이라 공무를 보지 않았다. 아산으로 문안 보냈던 나장이 돌아왔다. 어머니께서 편안하시다는 소식을 들으니 참으로 다행이다.’

‘1월 23일(갑신) 맑음, 둘째형님 요신의 제삿날이라 공무를 보지 않았다. 사복시(司僕寺)에서 받아와 기르던 말을 올려 보냈다. 1월 24일(을유) 맑음, 맏형님 희신의 제삿날이라 공무를 보지 않았다.(以伯兄忌日不坐)’

조선시대는 추념을 중요시했으며 ‘난중일기’를 통해 세종대왕 제사 등을 나라행사로 거행했고 이 충무공 형의 기일을 알 수 있었다. 기억에는 한계가 있지만 기록은 역사가 되어 세대에 거쳐 전해진다. 일기를 쓰면 어제를 반성하고 오늘을 내실 있게, 내일을 알차게 설계할 수 있다. 갑오년에는 일기 쓰기를 학교 특색사업으로 추진해야겠다.

 

안명영 (반성중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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