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올림픽 정신
진정한 올림픽 정신
  • 경남일보
  • 승인 2014.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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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미 (경상대 신문사 편집국장)
소치 동계 올림픽이 시작됐다. 각종 대중매체에서는 온통 소치 올림픽이야기로 가득하다. 특히 쇼트트랙 경기에서 우리나라의 한 선수가 러시아로 귀화한 뒤 러시아 국적을 가지고 동메달을 딴 소식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 쇼트트랙 선수 중 금메달을 딴 여자 선수에 대한 축하의 글과 아쉽게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에 대한 격려의 글도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적으로 메달을 따지 못하고, 러시아로 귀화해 메달을 딴 선수를 생각하면 씁쓸한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는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3관왕을 하면서 우리에게 ‘쇼트트랙 황제’라는 이름으로 다가왔다. 그런 그의 이면에는 씻지 못할 아픔이 많았다. 2005년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그는 우승을 양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해야 했고, 한국체대와 비 한국체대 간의 파벌싸움으로 한국체대 출신인 그는 2006년 올림픽 출전 전에는 한국체대 출신 코치가 맡은 여자 대표팀과 훈련을 해야 했다. 그러다가 무릎 부상으로 대표 선발전에서 고배를 마셨고, 소속팀인 성남시청이 해체되자 갈 곳마저 없어졌다.

우리나라 빙산연맹에서는 그를 이제 한물간 선수로 취급을 하며 재기를 돕지 않았다. 그는 운동을 계속하고 싶었지만 더는 우리나라 선수로서 설 자리가 없었다. 그러던 중 그에게 손을 내민 것은 러시아 빙산연맹이었다.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의 개최국인 러시아는 그가 러시아 국적으로 귀화해 안정적으로 운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도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선수생활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이런 그에게 격려를 보내는 사람도 있지만 국적을 바꿔 다른 나라의 이름으로 메달을 획득한 그를 보는 눈초리는 매섭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스포츠를 하고 싶고, 잘하는 선수라 하더라도 파벌과 화려한 집안 앞에서는 설 곳이 없었다. 스포츠라는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경기에서 파벌과 같은 것들로 선수들 간의 갈등을 일으키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나는 여기서 올림픽 정신, 스포츠 정신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올림픽은 스포츠에 의한 인간의 완성과 경기를 통한 국제평화의 증진에 있고, 승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데 있다.

하지만 이런 순수한 올림픽 정신이 악용되면서 값진 승리보다는 개인 스폰서, 프로리그, 파벌 등의 문제점을 낳고 있다. 스포츠의 세계에서까지 이러한 문제가 일어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올해 소치올림픽에서는 우리나라 71명의 선수를 포함해 모든 국가의 선수들이 올림픽 정신과 스포츠 정신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멋진 경기를 펼쳐 주길 기원한다. 또 각 국가와 국민들은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 그들을 향해 매서운 눈초리가 아닌 진정한 박수를 보냈으면 좋겠다.

 

박선미 (경상대 신문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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