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도 카드로 하는데…
납세도 카드로 하는데…
  • 곽동민
  • 승인 2014.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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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민 기자
값비싼 대학등록금과 부담스러운 유치원비 때문에 불거진 ‘수업료 카드결제’의 불똥이 고등학교로까지 번지고 있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학비, 즉 교육비 지출에 대해서는 관대하다. 자녀의 올바른 성장과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아낌 없이 지갑을 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연말연시에 이어 설 명절, 거기에 학비 결제일까지 도래하면 그야말로 피를 말리는 기분이 든다고 호소한다. 게다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콧대(?)를 높이는 가스비, 전기료 등 공공요금과 과자값까지 월급쟁이 학부모들의 통장은 배부를 날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들을 위한 교육비는 반드시 부담해야 할 금액. 그런데 이 교육비는 카드결제가 안된다. 즉 월급쟁이 인생에 그나마 목돈 지출 부담을 줄여주는 할부거래가 안된다. 카드사 별로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요즘은 세금도 카드로 내는 시대다. 물론 무이자 할부도 가능하다. 여기다 카드포인트까지 사용해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자동차세뿐만 아니라 각종 세금과 과태료, 법원 인지대 등에도 카드 무이자 할부가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기자 역시 얼마 전 자동차세를 납부하면서 자동차세 연납제도를 통해 10%를 공제 받음과 동시에 카드 포인트 2만여점을 덧붙여 꽤 많은 세금을 줄일 수 있었다.

그나마 대학들은 최근 카드사들이 각 대학측과 협의해 카드결제가 가능한 학교들이 생겼다. 유치원도 교육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카드결제를 유도하고 수수료를 지원해 주는 등의 정책을 펴고 있다. 그러나 고등학교는 아직이다.

유치원의 사례에서 유추해 보자면 카드단말기 설치 비용이 들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교육청 입장에서는 적게는 20만원에서 많게는 40만원까지 하는 카드단말기를 190여곳에 달하는 도내 각 고등학교마다 설치하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또 카드결제 후에는 가맹점 수수료를 내야 한다. 이를 부담하는 주체나 교육청이 지원할 경우 얼마나 어떻게 지원해야 하는지도 쉽지 않은 문제인 것은 사실이다. 또 2016년께 고교까지 무상교육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금 카드결제를 추진하는 것은 어렵다는 말도 있다.

교육당국은 학부모와 교사, 학생, 학교가 교육 공동체라고 말한다. 그러나 교육 공동체의 주요 구성원인 학부모들의 목소리는 귀 기울여 듣지 않는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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