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선수들 열악한 훈련환경, 국민 관심가져야

이길우 (진주교대 신문사 편집국장)

최근 인터넷은 소치올림픽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찰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대한민국의 효자종목으로 짜릿함과 기쁨을 안겨주는 쇼트트랙뿐만 아니라 김연아의 피겨스케이팅 등 동계 올림픽을 보는 재미에 푹 빠진 대한민국이다. 이번 소치올림픽에는 처음으로 출전해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색다른 종목 컬링에 대한 이야기도 많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실력을 뽐내며 몇몇 종목에서는 메달을 가져오는 쾌거를 거두기도 하였다.

하지만 막상 선수들의 실정을 들여다보면 마냥 웃으며 박수를 쳐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스케이트 종목에서는 빙상연맹과의 문제 때문에 러시아로 귀화해 우리나라가 아닌 러시아에 메달을 안겨준 안현수 선수, 세계 최고라고 평을 받고 있는 김연아 선수조차 국내에는 단독 연습경기장은커녕 이번 소치올림픽에도 현지에서 연습할 수 있는 경기장이 마련돼 있지 않아 늦게 출국해야만 했다. 컬링 같은 경우에도 선수들이 자비를 들여서 도구를 사고 식사를 해결하는 등 열악한 환경에서 연습을 해야만 했던 상황도 있었다.

한때 사랑과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박태환 선수조차 개인 연습 수영장은커녕 국제규격에 맞는 수영장이 없어서 한동안 전전긍긍했었다. 이렇게 운동 선수들의 기본연습 환경조차 마련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실정이다. 일본에서는 아사다 마오 선수만의 개인 연습장은 물론 올림픽이 열리는 현지의 연습장 하나를 통째로 빌려서 자국 선수들의 현지 적응과 연습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이번 컬링 같은 경우에도 컬링 불모지라고 할 수 있는 대한민국에서 사상 첫 올림픽에 진출한 선수들이 의외의 성과를 올리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몰리자 이제야 선수들에게 지원을 해주겠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물론 성과를 낼 가능성이 낮은 종목에 대한 지원은 적을 수밖에 없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기본연습 환경조차 마련되지 않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어떻게 선수들이 연습을 해서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겠는가.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이 나는 법이다. 지원이 많아지는 만큼 선수들은 아무 걱정 없이 연습에 몰두할 수 있고, 그것이 곧 결과로 나오는 법이다.

이번 소치올림픽에 대한 관심과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것 같다.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보여주는 결과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그 선수들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과정, 연습하는 과정에도 관심을 기울여 최소한의 여건이라도 마련해 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이길우 (진주교대 신문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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