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용접 기술자가 되렵니다”
“최고의 용접 기술자가 되렵니다”
  • 임명진
  • 승인 2014.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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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순·이경미·베트남 출신 현반씨 존재감 빛나

▲SPP 사천조선소에서 여성용접사로 일하는 베트남에서 온 현반씨, 이경미씨, 유종순씨(사진 왼쪽부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오태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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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는 불 조절도 잘 못하고 일도 서툴지만, 일하는 게 너무 재미있어요.”
SPP조선 사천조선소에서 근무하는 입사 한 달째의 이경미(43)씨. ‘힘들다, 일찌감치 포기해라’는 주변의 만류에도 용접 기술을 배우는 일에 과감히 뛰어들었다.


SPP사천조선소는 42개 협력사, 2500여 명의 현장 근로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거대한 기자재 사이로 간간이 안전모를 쓴 여성들이 분주하게 오가는 모습이 눈에 띈다. 조선소는 특성상 여성용접사가 업무에 필요한 경우가 많다. 큰 배마다 틈새에 있는 좁은 공간의 용접은 큰 체구를 가진 남자들이 진입하기 어렵다. 여성용접사가 현장에 있어야 하는 이유다.


협력사마다 1~2명씩의 여성들이 근무하고 있다니, 대략 50여 명의 여성들이 남자 동료들 속에서 존재감을 빛내고 있다.


조립·용접 협력사인 청호테크 현장사무실에서 만난 유종순, 이경미, 현반 씨도 그런 사람들이었다. 모두 일 잘하고, 성실해 인정받는 직원들이라는 정경석 팀장의 귀띔이다. 현장 일이 많다 보니 웬만해서는 며칠 버티지 못하고 그만 두는 이들도 많은데, 자기 몫을 톡톡히 해 낸다고 했다.


1남1녀를 두고 있다는 경미 씨는 “애들도 어느 정도 자랐고, 한번 도전해 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녀의 바람대로 전문기술을 배우고 있지만, 아직은 신입이기에 모든 일이 낯설고 서툴 수밖에 없다.


경미 씨는 “자동(오토)용접을 하고 있는데, 기계가 엄청나게 무거워요. 옮기는 게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직장 동료들도 다 좋고 일이 너무 재밌어요. 아무래도 체질에 맞는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가장 선임은 경력 8년차의 유종순(50)씨다. 조선소에서 청소부터 시작해 자동·수동용접까지 섭렵했다.
“수동용접은 그때그때 불 조절이 조금씩 달라요. 손을 움직여 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이 필요한 거죠. 반면에 무거운 기계를 옮길 필요가 없어 편하지만, 자동은 기계가 무거워서 그게 고역이죠.(웃음)” 일을 할 때는 스스로 ‘아자, 아자 할 수 있어’라는 기합을 넣곤 한다고.


종순 씨는 “직장인이 제일 기분 좋을 때는 역시 보너스를 받을 때”라면서 “조선경기가 예전처럼 얼른 잘 돼서 수당도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고 웃어 보였다.


가장 나이가 어린 현반(30)씨는 베트남 출신이다. 남편과 함께 이곳에 일한 지 6년차의 베테랑이다. 함께 일하는 남편이 옆에 있으니 그저 든든하단다. 돈 많이 벌어서 남편과 고향에 가는 게 꿈이다.


“작업을 마치고 검사에 들어갈 때, ‘잘 됐다’는 평가를 받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종순 씨의 말에서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과 목표가 확고함을 느낄 수 있었다.


경미 씨는 “진짜 최고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최고의 기술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은 게 제 목표”라고 말했다.
 글=임명진기자·사진=오태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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