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 전 하동으로 시집온 결혼이민여성이 친정 부모가 총상을 당해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비보를 듣고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고향에 가지 못해 발만 구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7일 대한적십자사 하동지구협의회(회장 이필수)에 따르면 진교면 성평길에 거주하는 필리핀 출신 카틴토이 로나메이(24)씨는 지난 9일 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필리핀에 살고 있는 친정 부모 모두가 총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다.
로나메이씨의 친정 아버지(38)는 야간에 트라이시겔(오토바이 뒤에 인력거처럼 생긴 보조장치를 단 교통수단)을 운전하며 가족의 생계를 하루하루 이어가고 있다는 것.
현재 로나메이씨의 친정 식구는 모두 10명인데 쌍둥이 동생은 결혼을 했고, 막내 남동생은 7살이며, 나머지 동생은 아직 공부하는 학생이거나 경제력이 없어 생계를 전적으로 아버지의 트라이시겔 벌이에 의존해 왔다.
총격을 당한 그날도 우범지역이어서 어머니(42)를 오토바이에 태운 채 손님을 모시다 드리고 밤 늦게 집으로 돌아가던 중 어디선가 갑자기 여러 발의 총알이 날아들었다.
무방비 상태에서 총알이 날아들면서 친정아버지는 복부에 3발, 어머니는 엉덩이와 다리에 각 1발씩 총상을 입고 필리핀 내 병원(세인트 제임스.스타로사)에 입원 중인데 아버지는 아직도 의식이 돌아오지 않아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이 같은 사실을 전화를 통해 가족으로부터 전해들은 로나메이씨는 입원 중인 부모와 어린 동생들의 끼니 걱정에 당장이라도 친정으로 달려가고 싶지만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부모의 치료비와 동생들의 생계비는 고사하고 항공료조차 마련하기 어려워 밤잠을 설치며 속으로 앓고 있다.
현재 로나메이씨는 시부모와 남편, 3살짜리 아들과 함께 살고 있으나 남편이 알코올 중독 등으로 경제횔동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가장으로서의 역할도 제대로 못해 연로한 시부모의 도움으로 근근이 생활하고 있다.
이런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자 친정어머니 결연사업을 추진하는 등 평소 결혼이민여성의 조기 정착에 힘을 쏟고 있는 대한적십자사 하동군협의회가 팔을 걷고 나섰다.
현재 이필수 회장 등 회원들이 로나메이씨를 돕기 위해 범군민 성금 모금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로나메이씨의 친정 부모 입원치료비와 어린 동생들의 생계비에 도움을 주고 싶은 군민은 대한적십자사 하동지구협의회(010-3876-2741)로 연락하면 된다.
저작권자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