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직장-SAS
미국 기업으로서도 드물게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하여 오후 5시면 모든 직원이 퇴근한다. 회사는 직원들의 이른바 ‘칼 퇴근’을 보장하기 위해 오후 5시 이후엔 전화를 자동응답기로 전환한다. 대학 캠퍼스와도 같은 직장 안에 있는 의료시설에는 외과의사, 물리치료사, 마사지사 등을 두고 직원들의 건강을 돌보고 있다. 직원 1인당 자녀 3명까지 사내 몬테소리 탁아소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전체 직원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여성 직원들을 위한 배려다. 부득이하게 퇴근이 늦어 저녁식사를 못 챙기는 직원들을 위해 ‘식사 가져가기(Meals to go)’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집에 가서 가족과 함께 요리해 먹을 수 있도록 저녁식사 재료를 챙겨주는 프로그램이다. 또 거의 모든 직원들에게는 개인 사무실을 마련해 주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이 회사에는 정년퇴직이 없다. 그래서 50세 이상의 직원이 전체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 연봉 수준도 관련 산업의 평균 연봉보다 낮은데도 직원들의 대다수가 집보다 회사에서 더 많은 시간을 자발적으로 보내고 있으며 미국 IT 업계의 연간 평균 이직률이 22%인 반면 이 회사의 경우는 평균 2.6% 대에 불과하다. 한편 자진 은퇴자를 위한 특별 프로그램 안내센터, 노인건강센터 등을 마련해 새로운 인생 설계를 도와준다. 은퇴자들은 퇴직 후에도 회사의 일부 시설들을 사용할 수 있는데, 별도로 제공되는 퇴직자 ID로 본인은 물론 배우자까지 본사의 레크리에이션·피트니스센터, 카페, 마사지·네일·피부 관리 숍, 세탁소 등 다양한 서비스들을 계속 이용할 수 있다. 이 밖에 회사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교육과정도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
그야말로 ‘꿈의 직장’, ‘신의 직장’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이 기업은 바로 미국의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인 SAS(Statistical Analysis System)다. 이 회사는 전 세계 모든 산업 분야의 기업, 기관들이 각자가 보유한 데이터로부터 매출, 고객, 시장, 리스크 등을 예측할 수 있는 통찰력과 수단을 제공해주는 비즈니스 정보 분석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SAS는 전 세계 고급 분석 소프트웨어 부문 34%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는 이 분야 1위의 기업이다. SAS는 ‘포천’지가 ‘미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을 발표하기 시작한 1998년부터 작년까지 16년 동안 연속으로 선정된 몇 안 되는 기업 가운데 하나이다. 그것도 거의 매년 10위 안에 들었을 뿐만 아니라 지난 2010년과 2011년 연속으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SAS는 1976년 창업 이래 지금껏 단 한 번의 적자도 없이 연평균 8.8%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SAS는 비상장기업으로도 유명하다. 짐 굿나잇 SAS 창업자 겸 회장은 기업이 상장을 할 경우 주주들의 이해만을 위해 회사를 운영하는 것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이미 수익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직원들과 장기적인 전략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데 굳이 상장해 주주 눈치를 보면서 단기 수익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의 그러한 경영철학은 인적자원관리에도 반영되어 SAS는 일반 사무직원뿐 아니라 청소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들도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 SAS의 복지경영, 인간중시 경영은 ‘행복한 소가 양질의 우유를 만든다(Happy cows produce more milk)’는 창업주이자 CEO인 짐 굿나이트(Jim Goodnight)의 신념에서 비롯된 것이다.
/경상대학교 경영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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