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잉어는 자양식품

잉어는 중앙아시아가 원산지로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며, 몸빛은 대개 주홍빛이 섞인 갈색이고, 입가에 두 쌍의 수염이 있다. 크기는 보통 60cm 전후이나 큰놈은 1m 이상이고, 수명은 20년이상, 환경 적응력이 뛰어나고 성장도 빠르며, 생명력이 강하여 쉽게 죽지 않는다. 잉어의 이력을 보면 다른 어떤 담수어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게다가 외모 역시 출중하다. 몸에서 발산하는 은은한 황금 빛, 중후하면서도 패기와 기지가 넘치는 기상! 이를 두고 담수어의 왕자라고 한다.

그래서 인지 잉어와 관련된 민담과 설화도 많다. 비유적으로 자주 쓰는 말 중 ‘보리 밥알로 잉어 낚는다’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적은 자본으로 큰 이익을 볼 때 사용한다. 실속 없는 일은 하고서도 큰 일이라도 한 것처럼 과장해서 말 하는 사람을 보고 ‘잉어국 먹고 용트림 한다’고 빗대서 말한다. 옛날에 과거에 급제하거나 입신출세의 관문을 통과한다는 의미로 ‘등용문(登龍門)’이란 용어를 쓰는데 그 유래는 중국의 황하강(黃下江) 상류에 물살이 급하기로 유명한 용문(龍門)을 통과한 잉어는 용(龍)이 된다는 설화에서 생겨난 말이다. 요즈음은 과거시험이 없으니까 입신출세의 대명사로 등용문이란 용어를 자주 쓰고 있다.

잉어의 성분조성을 보면 잉어육 100g당 수분이 약 76.2g, 단백질 18.1g, 지방 4.3g, 탄수화물 0.2g, 회분 1.2g으로 수분을 제외하면 단백질이 주된 성분이며, 열량은 117칼로리다. 단백질을 구성하고 있는 아미노산으로는 맛을 좋게 하는 글루탐산(glutamic acid)이 약 2910mg%로 월등히 많고, 리신(lysine, 1879mg%)등의 필수아미노산이 모두 함유되어 있고, 기능성 아미노산인 타우린(taurine)도 약 285mg%로 많은 편이다.

잉어육의 무기질은 칼슘과 인이 각각 40mg%, 130mg%, 성호르몬 생성과 관련이 있는 아연이 1.1mg%, 나트륨의 배설을 촉진시키는 칼륨이 약 374mg%, 헤모글로빈을 구성하는 철이 1.2mg%, 항산화성 셀레늄이 약 13μg%으로 구성되어 있다. 무기물 조성의 특징은 담수어이기 때문에 나트륨(47mg%)의 함량이 적은 장점이 있다.

잉어는 다른 어류에 비해 비타민 B1(약 0.38mg%), 비타민 B2(약 0.11mg%), 비타민 E(약 1.4mg%) 및 엽산(약 15μg%)의 함량이 높은 편이다. 잉어 중의 비타민 B1은 당질대사를 촉진시켜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

예부터 잉어는 몸이 붓거나, 입 안이나 입술 주위가 잘 헐어서 통증을 느끼는 사람에게 효험이 있다하여 잉어를 고아서 먹곤 하였다. 그 근거를 현대 과학의 연구 자료를 근거로 알아보고자 한다. 몸이 붓는 것을 부종(浮腫)이라 하는데, 신장병이 주된 원인이다. 만약 병으로 인한 것이라면 근본 원인을 치료해야 하고, 단순히 과로, 과다한 수분섭취 또는 습관적인 경우에는 이뇨작용에 효과적인 식품인 잉어, 붕어, 모시조개 등이 좋다. 특히 잉어를 팥과 함께 고아서 만든 국물을 물 대신 마시면 조갈증을 가라앉힐 수 있다.

흔히들 과로하거나 피곤하면 입술 주위가 헐거나 혀 표면에 작은 돌기가 자주 생기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것을 구내염 또는 구각염이라 한다. 주된 요인은 바이러스이거나 비타민 C의 결핍에서 오는 경우도 있다. 특히 조금만 피로해도 입술이나 입 안이 허는 사람은 비타민 B2를 섭취하면 예방할 수 있다. 비타민 B2가 많은 생선으로는 잉어 외에 고등어, 꽁치, 정어리, 농어, 미꾸라지 등이다. 그리고 육질보다 껍질 부위에 특히 많으므로 생선을 먹을 때 속살만 먹지 말고 껍질도 함께 먹는 것이 좋다.

또 잉어는 젖이 잘 나게 하고, 몸이 쇠약한 사람이나 회복기의 환자, 임산부, 어린이 및 노약자 등에 좋다고 한다. 이러한 속설은 잉어의 여러 가지 영양성분, 즉 질 좋은 단백질, 소화성이 좋은 지방질, 칼슘과 비타민 B1을 비롯한 무기질과 비타민류, 기능성 아미노산인 타우린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근거 있는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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