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어두운 그림자
학교의 어두운 그림자
  • 경남일보
  • 승인 2014.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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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연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신문사 편집국장)
학창시절, 우리에게 빼놓을 수 없는 추억거리가 있다면 바로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이다. 초등학교 시절에 처음 갔던 소풍과 즐거운 운동회, 중학교 시절의 친구들과의 첫 여행인 수학여행, 학생으로 마지막으로 가는 고등학교 졸업여행과 같이 많은 추억들을 안겨다 주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즐거운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는 시절을 누군가에게는 끔찍한 나날이 되기도 한다. 현재까지도 어두운 그림자처럼 집단따돌림, 속칭 ‘왕따’라는 악질 같은 행위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집단따돌림은 특정 학생이 주변의 힘센 다수의 학생에게 일방적으로 상해를 당하는 병리적 현상을 말한다. 괴롭힘이 한 번의 공격행동이기보다는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경우를 지칭하며, 힘의 불균형이 존재하고 약자에 대한 강력한 공격이 가해지는 경우이다. 즉 집단따돌림은 피해자보다 가해자가 사회적 혹은 신체적인 힘이 우월한 상태에서 발생하므로 피해자 혼자서 대처하기는 불가능하다.

이미 오래전부터 집단따돌림은 청소년들 사이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으며 피해자의 자살, 가해자의 구속, 피해자의 부모가 학교와 교육청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의 커다란 사회문제로 번지고 있다. 또한 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부모나 학생들 대다수가 학교생활에서 가장 바라는 것이 ‘왕따 당하지 않는 것’이라고 할 정도로 대다수의 학생에게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 되었다.

집단따돌림을 당한 피해자의 자살과 같은 큰 사건이 나와야만 해결책을 강구하고 표면적인 대책으로 잠시 눈을 돌리려는 모습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집단따돌림은 은밀히 일어나기 때문에 교사가 관심을 갖고 알아보지 않는 이상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에 교사들이 학생들에 대해 자세히 알아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학교의 평판을 걱정하여 피해학생을 알고 있지만 쉬쉬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도 작금에 처한 문제이다.

무엇보다 부모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 ‘우리 아이는 따돌림을 당하지 않겠지’라는 생각은 이제 접어둬야 한다.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왕따의 피해자가 되는 현실이다. 그렇기에 피해학생이 교사와 마찬가지로 부모에게 따돌림 사실을 털어 놓으려고 할 때에는 수치심을 느끼며 ‘고자질을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걱정에 문제가 오히려 악화되지 않을까 주저하게 된다. 그러므로 항상 자녀에게 관심을 가지고 자신이 노력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고자질이 아니며 이와 같은 일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꼭 도움을 요청하라는 교육이 중요하다. 또한 자녀와의 많은 시간을 보내며 마음까지 털어 놓을 수 있는 대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요점은 피해학생에게 있다. 혼자 힘으로 해결하기 힘든 문제를 속으로만 앓고 있는 것은 좋지 않은 방법이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필자도 따돌림을 당해본 적이 있다. 무척 힘들고 외롭고 여러 가지로 상처들이 많았다. 하지만 주위의 도움과 가장 크게는 스스로의 변화가 상황을 극복할 수 있게 만들었다. 주위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한 후에 있을 일에 대해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이 약하다는 생각 또한 하지 않기를 바란다.
나연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신문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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