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교수의 의학이야기
김성환 교수의 의학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4.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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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파(폐)에서 바람이 나온다고요?”
일반적으로 젊은 사람들에게는 병이 잘 생기지 않는다. “강철을 씹어 먹어도 소화를 시킬 수 있을 것 같다”는 농담처럼 근골격계, 신경계, 호흡기계, 소화기계, 순환기계 등 우리 몸 전체의 기능이 거의 최고조에 이르는 상태가 바로 청소년기에서 성인이 되는 10대말에서 20대 중후반이다. 그러나 이렇게 건강해야할 젊은 사람들이 간혹 외래나 응급실에서 나에게 진료를 받는다. 이들 중 일부는 수술을 받기도 한다.



#증례 1. 축구를 좋아하는 고등학교 2학년 영철(가명)이는 운동장에서 열심히 뛰는 도중 갑작스런 가슴통증으로 운동을 멈추고 인근 병원에서 가슴사진을 찍고 큰 병원으로 빨리 가보라는 말을 듣고 대학병원 응급실을 방문했다.

#증례 2. 최근 업무량이 많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김(가명)대리가 요즘 부쩍 담배를 많이 피웠는데 어느 날 갑자기 기침을 하고난 뒤 가슴에 담이 결리는 느낌과 시간이 갈수록 흉부불편감과 숨이 깊게 쉬어지지 않아 인근 내과병원에서 가슴사진을 찍고 대학병원 흉부외과 외래에서 진료를 받았다.



두 사례 모두 “허파(폐)에서 바람이 나오는 병” 즉, 기흉(공기 가슴증)으로 진단되어 흉관(가슴관)을 부분 마취하에 삽관하고 치료를 시행하였다. 허파(폐)는 허파 꽈리(폐포)라고 하는 현미경으로만 보일 정도의 아주 작은 공기 주머니와 그 주변을 감싸고 있는 작은 혈관들의 모임체로 생각할 수 있다. 이 폐포에서 이산화탄소를 혈관 밖으로 배출하고 산소를 혈관 속으로 공급을 시켜 검은피(정맥혈)를 빨간피(동맥혈)로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여 생명을 유지시켜 주는 것이다. 폐(허파)의 가장자리에 있는 폐포 및 흉막(가슴막)이 어떤 원인에 의하여 변형되고 망가지게 되면 눈으로 식별이 가능할 정도의 큰 풍선(폐기포)으로 변하게 된다. 공기를 적게 넣은 풍선은 잘 터지지 않지만, 공기를 많이 넣은 큰 풍선은 작은 자극에도 쉽게 터지듯이 이런 변형된 풍선(폐기포)은 기침이나 배에 힘을 주는 운동을 할 때 터질 수 있는 것이다. 이때 들여마신 공기가 허파(폐) 밖으로 새어나오는데, 샌 공기가 밖으로 나갈 수 없으니 가슴공간에 고이게 되고 이어서 허파(폐)를 짓누르는 현상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누출되는 공기의 양이 많을수록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게 되는데 심할 경우(긴장성 기흉)에는 긴급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생명을 잃기도 한다. 10-20대에 생기는 일차성 자발성 기흉은 성장과정에서 골격이 자라는 속도를 허파성장속도가 따라가지 못하여 불량 폐포가 생긴다는 가설도 있으나 아직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결핵이나 흡연은 폐조직을 손상시켜 기흉을 자주 재발하도록 하는 것은 명백하다. 입원 시에 금연을 강조하는 이유이다. 사례 1의 환자는 2일만에 공기가 멎어서 흉관을 제거 후 퇴원을 하였다. 사례 2의 환자는 5일 이상 가슴관으로 공기누출이 지속되어 6일째 되는 날 흉강내시경 수술을 받았고, 수술 다음날 퇴원을 하였다. 재발성인 기흉, 긴장성 기흉, 양측성 기흉, 혈흉이 동반된 기흉, 흉관삽관 후 5일이상 공기누출이 지속된다면 수술하는 것이 원칙이다. 처음 기흉이 생겼을 경우 수술을 받지 않으면 재발율은 40-50 % 정도가 된다. 두 번째 기흉이 생겼을 경우 세 번째 기흉이 생길 확률은 70-80 % 이상이다. 수술을 받으면 재발율을 5-10 %로 낮춰줄 수 있다. 사례 2처럼 수술을 하면 보통 다음날 퇴원이 가능하므로 너무 걱정하지 말고 대학병원에서 흉부외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으면 되겠다.

/경상대학교병원 흉부외과

초진 당시 흉부 방사선 사진
초진 당시 흉부 방사선 사진
수술 후 퇴원 전 흉부 방사선 사진
수술 후 퇴원 전 흉부 방사선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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