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4.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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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에 좋은 자두
자두는 그 원산지가 중국이며 일본, 대만 등 동남아 지역에 널리 분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백제 온조왕 3년에 중국으로부터 유입되었다고 「삼국사기」에 기록되어 있다. 자두는 ‘오얏’으로 이씨(李氏)의 한글 음이며, 자두의 옛 이름 역시 ‘오얏’이다. 그래서인지 이성계가 세운 조선왕조를 상징하기도 한다. 한글로 쓴 옛 문헌에는 ‘오얏’으로 표기되어 있고, 한자 문헌에는 ‘자도(紫桃)’로 기록되어 있다. 자두라는 이름은 개화기 때 학자들이 나무이름을 새로 붙일 때, 오얏 대신에 복숭아를 닮은 것이 강렬한 보랏빛을 발산한다고 하여 ‘오얏’ 대신에 ‘자도’를 선택하게 되었고, 광복 후 한글 맞춤법에 따라 자도가 ‘자두’로 등록되었다.

자두에 얽힌 이야기로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이라는 말이 있다. 즉, 자두나무 밑에서는 갓을 고쳐 쓰지 말라는 뜻으로 평소에 의심받을 행동을 삼가라는 교훈인데, 이 때 이(李)자는 자두나무를 의미하는 도리(桃李)에서 유래한 말이며 중국이나 우리나라의 시가(詩歌)에서는 도리만천하(桃李滿天下, 실세를 의미함)처럼 도리로 노래한 예가 많다.

자두는 여름 과일로서 껍질까지 먹을 정도로 부드럽고 과즙이 많다. 그러나 개량종이 나오기 전의 자두는 신맛이 너무 강하여 생각만 해도 입안에 군침이 먼저 돌았다. 지금은 일본계 품종으로 단맛과 신맛이 잘 어우러져서 생식하기에 아주 적합하다. 자두의 신맛은 사실 몸에 유익하다. 그 대표적인 것이 입맛을 돋우고 입안의 건조증을 해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 중국 고사에 의하면 무장한 병사를 이끌고 행군하던 중에 갈증을 풀어줄 물을 찾지 못하여 애태우는 병사들에게 ‘저기 저 마을에 자두나무가 많이 있다’고 크게 소리쳐 병사들의 입안에 침이 돌게 하여 갈증을 잊고 행군을 계속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는데, 참으로 지혜로운 해결책이라 여겨진다.

「동의보감」에서 자두는 소갈을 멎게 하고 체내의 나쁜 기운을 제거하며 열독(熱毒), 번조(煩燥, 신열이 나서 손발을 가만히 두지 못하는 상태), 치통, 이질 등을 다스리고 자두나무의 잎은 여름철 땀띠가 많이 났을 때 삶아서 목욕을 하면 낫는다고 기록되어 있다. 다른 의서에도 자두는 피로회복, 식욕부진 등에 탁월한 효능을 갖고 있으며, 특히 여성의 기미낀 얼굴이나 피부 트러블로 인해 화장이 잘 안 될 때 도움이 되며, 또 몸에 열이 있을 때 열을 내려주고 몸살 등으로 골절이 쑤시고 몸이 지끈지끈 아플 때도 큰 효력을 볼 수 있다고 나와 있다.

자두는 산미(酸味)와 감미(甘味)에 의해 맛이 좌우되는데, 유기산인 사과산이 1~2% 함유되어 있고 당 성분인 포도당, 과당, 설탕, 그리고 떫은 맛을 내는 탄닌(tannin)등과 함께 자두 특유의 맛이 형성된다. 자두의 성분은 생과육 100g에 대하여 수분 84.7g, 당질 12.6g, 섬유질 1.1g, 회분 0.2g, 지방 및 단백질이 각각 0.5g이며, 무기질로는 칼슘 8mg, 인 11mg, 철 1.3mg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두의 주요 비타민으로는 엽산을 들 수 있는데, 생과육 100g 중에 약 37μg 함유되어 있어 생체 내에서 조혈의 보조작용과 단백질이나 DNA, RNA의 합성에 관여하고, 임신 중이나 수유중인 여성에게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음으로 β-carotene은 79μg, 항산화성 비타민인 비타민 C 4mg, 비타민 E 0.6mg 정도 함유되어 있다.

자두의 생리기능성분으로는 섬유질과 플라보노이드(flavonoid)를 들 수 있는데, 전자는 변통을 촉진시키고, 콜레스테롤이나 장내 노폐물의 배설을 촉진시켜 혈행을 개선하여 동맥경화나 당뇨병의 예방에 도움을 준다. 후자는 항암, 항산화 작용과 동맥경화, 뇌졸중 등을 예방하고 이뇨작용을 촉진시킨다. 그 밖에도 피로회복을 도우는 사과산, 나트륨의 배출을 촉진시키는 칼륨 등이 함유되어 있다.

자두는 알칼리성 식품으로서 산성체질을 개선하여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주는 작용을 하며, 더운 여름날 체온을 낮춰주는 효능이 있어 더위를 식혀주는 대표적인 여름 과일이다. 특히 태음인과 소양인 체질에는 더 없이 좋은 먹거리라 하겠다.

/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자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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