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나라말 배우는 재미에 ‘쏘옥’
어머니 나라말 배우는 재미에 ‘쏘옥’
  • 임명진
  • 승인 2014.08.1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주교육청 전국 첫 학기제 이중언어교실
날로 급증하고 있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한국어와 어머니 나라 말, 이중언어를 구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16일 오후 2시께. 진주 도동초등학교 3층 한 교실. 70여 명에 가까운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모였다. 진주교육지원청이 지역 다문화가정 초등학생 자녀를 대상으로 열고 있는 여름 캠프 ‘토요무지개교실’ 어울마당 참가자들이다.

이날은 그동안 토요무지개교실에서 배웠던 과정을 학부모들에게 뽐내는 자리.

음악반의 동요 합창을 시작으로 필리핀반, 베트남반, 중국반 아이들이 어머니 나라 언어로 발표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아이들이 재기발랄한 모습을 지켜보는 학부모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한국에 시집온지 8년차 된 양진주(32)씨는 “아이와 베트남 노래도 같이 부르고, 조금씩 대화가 가능해져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중국인 어머니를 둔 이모(11)양은 “중국어를 배우고 나서 엄마랑 더 가까워지고 공부도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토요무지개 교실은 다문화가정 자녀의 이중언어 교육 지원을 위해 도교육청 정책 공모로 올해 처음으로 열렸다. 지역 다문화가정 초등학생 80여 명을 대상으로 필리핀반, 중국반, 베트남반 등이 운영되고 있는데 전국 최초로 학기제로 운영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교육 현장에서는 이중언어 구사는 세계화 시대 경쟁력이 될 뿐 아니라, 한국어가 서툰 부모와의 상호 작용이 높아지는 긍정적인 요인이 많다고 평가하고 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다문화가정 자녀는 2009년 2159명에서 매년 1000여 명씩 늘어 지난 해 6월 기준 유치원 1497명, 초등학교 2570명, 중학교 780명, 고등학교 319명, 특수학교 10명 등 모두 5177명에 달한다. 하지만 모든 다문화가정이 이중언어 사용에 우호적인 것은 아니다.

한 결혼이주여성은 “아이가 친정식구와 전혀 대화가 안된다. 조금씩 말을 가르치고 싶어도 시댁에서 못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아예 어머니 나라의 언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경우로 이어지면서 오히려 자녀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김광수 토요무지개교실 운영위원장은 “다문화 가족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데 많은 학생들이 어머니 나라의 언어를 배우지 못하고 경쟁력을 낭비하고 있다”면서 “이중언어의 장점을 살려 이들이 꿈을 키울 수 있는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_DSC2302
지난 16일 진주 도동초등학교에서 열린 무지개 교실 어울마당. 참여학생들이 학부모들 앞에서 이중언어, 율동과 노래를 선보이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