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 72법칙
221. 72법칙
  • 경남일보
  • 승인 2014.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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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의 생활 속 수학이야기>
유태인은 남자는 13세, 여자는 12세가 되면 성인식을 하는데 부모의 아들과 딸인 동시에 신의 아들과 딸로서 성경을 공부하고 성경의 가르침대로 살아갈 것을 선서하고 부모와 하객으로부터 세 가지 선물을 받는다. 신 앞에 부끄럽지 않은 책임 있는 인간으로 살라고 성경책, 약속을 잘 지키고 시간을 소중히 아껴 쓰라고 시계, 부모와 하객으로 받는 축의금은 모두 아이의 예금통장에 넣어 훗날 아이가 부모 품을 떠나는 18세까지 손을 대지 않는다. 그들은 72법칙을 알았기에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면 충분한 사업 종잣돈을 가지는 셈이다.

아인슈타인 박사는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돈의 가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복리’의 위력을 가리켜 인간의 가장 놀라운 발명 가운데 하나로 꼽으며 ‘세계의 여덟 번째 불가사의’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복리와 관련된 ‘72법칙’이 있는데 72를 연평균 수익률로 나누면 원금이 2배로 불어나는데 필요한 시간을 대략 알 수 있다. 연 4%의 복리라면 원금을 2배로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72를 4로 나눈 18년, 금리가 연 8%의 복리라면 절반인 9년이면 된다.

복리에 관한 유명한 일화가 있다. 미국의 맨해튼은 세계 금융계의 중심이자 자본주의의 상징인 월가(Wall Street)가 있고 지구촌에서 땅값이 가장 비싸기로도 유명하다. 맨해튼은 본래 인디언 말로 ‘돌섬’이라고 한다. 1600년대 유럽 강대국들이 식민지 확보 경쟁을 벌이면서 맨해튼에도 네덜란드계 이민자들이 진출한다. 1626년 네덜란드는 본국에서 건너온 이민자들이 살 땅을 마련하기 위해 땅 주인인 인디언들과의 계약을 통해 맨해튼에 대한 소유권을 넘겨 받는다. 그리고 이 지역을 자기나라 수도 이름을 딴 도시 ‘뉴 암스테르담’이라 불렀다. 훗날 이 도시를 차지하게 된 영국의 찰스왕은 그의 동생 ‘요크 공’의 이름을 붙여 ‘New York’이라 불렀다.

1626년 당시 네덜란드인들이 인디언에게 맨해튼을 통째로 넘기는 대가로 지급한 돈은 고작 60길더(24달러) 가치의 장신구와 구슬이었다. 누가 보더라도 인디언들이 바보짓을 한 것 같았다. 하지만 ‘복리’의 세계에서는 이 결과가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 월가 역사상 가장 뛰어난 투자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존 템플턴은 인디언들이 땅값으로 받은 물건을 현금으로 바꾼 다음 연리 8%의 복리로 이자를 주는 채권을 샀다면 맨해튼을 두 번 사고 자투리 돈으로 LA까지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24달러에 대해 매년 이자가 지급되고 다음해에는 불어난 이자에 대해서도 이자를 지급하는 복리로 계산하면 380년이 지난 2006년 기준으로 원금 ‘24달러’는 ‘약 120조 달러’라는 천문학적 금액으로 불어났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원금에만 이자를 지급하는 단리로 계산하면 10%일 때라도 대략 1만 달러에 불과하다. 이러한 복리의 마법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교훈은 저축은 하루라도 빨리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용수 (김용수 수학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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