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치하문(不恥下問)
불치하문(不恥下問)
  • 경남일보
  • 승인 2014.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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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선 (객원논설위원)
공자가 위나라 사람 ‘공어’를 공문자라고 높여 부르자 제자 자공이 그 이유를 물었다. 공자는 ‘그는 민첩하고 배움을 좋아하며,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기 때문’(공야장편)이라 말하고, ‘태어나서 절로 아는 자는 으뜸이요, 배워서 아는 자는 다음이요, 애써 배우는 자는 그 다음인데, 애써 배우지 않으면 이 사람이야말로 가장 못난이’(계씨편)라고 정의하였다.

▶태재라는 사람이 공자의 제자 자공에게 ‘공자는 성인인가? 어째서 능한 것이 그리도 많은가?’라고 물었는데 이 말을 들은 공자가 제자에게 ‘나는 젊었을 때 신분이 미천하여 비천한 일에 아주 능하였다. 재능이 많아야 군자(선비)가 되는 것은 아니다’(자한편)라고 말하였다.

▶섭공이란 사람이 ‘공자가 어떤 사람이냐?’고 물었는데 공자는 ‘너는 어째서 우리 선생님은 배우는 것을 좋아하여 발분하면 먹는 것도 잊고, 즐겨서 근심을 모를뿐더러 늙는 것조차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말하지 않았느냐’(술이편)면서 제자를 나무랐다. 제자와 주고받은 말로 미루어 볼 때 스스로 가꾸고 갈고닦은 사람이 공자였다. ‘신분은 미천했다’고 고백했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기간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그러나 배우고, 일하고, 정년을 맞는 것은 일정한 단계가 있어서 공통이다. 공자 같은 성인도 ‘아랫사람에게 묻고 배우는 것은 수치가 아니(불치하문·不恥下問)’라고 했다. 젊었을 때 좋은 학교를 다녔다고, 높은 지위에 올라 한 세월 하였다고, 나이가 들었다고 허송세월한다면 이는 자기를 방기하는 일이다.

박동선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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