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의 지난 반세기를 되돌아보며
부산에서의 지난 반세기를 되돌아보며
  • 경남일보
  • 승인 2014.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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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관달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
지난 40여년 간 부산시민의 적극적인 지원과 사랑을 받으며 발전한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시설원예시험장이 올 8월 함안으로 둥지를 옮겼다. 도시팽창과 지역개발의 영향으로 지난 반세기의 역사를 뒤로하고 새로운 보금자리를 틀게 됐다. 부산 강서지역(옛 김해군)은 겨울철 일조량이 풍부하고 기온이 따뜻하며 대도시 근교에 자리해 우리나라 시설원예산업의 산 역사가 고스란히 배어 있는 지역이다.

우리나라의 시설원예는 1970년대에 김해지역을 중심으로 한 대나무 비닐하우스를 시작으로 최근 30여년 동안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시설원예 면적은 약 5만ha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이며, 시설재배 작물생산액은 약 7조원으로 우리나라 전체 농산물 생산액의 약 20%를 차지한다. 특히 파프리카, 딸기, 장미, 국화 등 우리나라 수출 신선 농산물의 대부분이 시설재배로 생산되고 있다.

경남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는 파프리카는 수출농업의 효자작목으로 일본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수출액도 연 8000만 달러를 웃돌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 농업을 수출농업으로 발전시킨 데에는 시설원예시험장도 한몫했다. 시설원예시험장은 시설원예산업을 이끌고 있는 국가 전문연구기관으로 시설원예의 발상지라 할 수 있는 부산(김해)지역에서 약 40년간 시설구조·자재, 수경재배, 환경조절 등에 관한 다양한 기술을 개발해 전국의 시설원예농가에 보급해 왔다.

이제 새로운 비전을 갖고 시설원예의 최대 주산지인 함안에 총면적 24ha 규모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하여 명실상부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장비와 시설 등 연구기반을 구축하여 새로운 시설원예 미래 100년을 맞을 준비를 시작한다. 특히 시설원예산업은 기술과 자본이 집약적으로 투입되어 땅이 좁은 우리나라 농업 현실에서 FTA시대에 수출농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유망한 분야이다. 이에 따라 시설원예시험장은 새로운 함안시대를 맞아 수출농업 육성에 초점을 두고 연구개발에 보다 박차를 가하고자 한다.

더욱이 시설원예시험장은 세계적인 육종학자인 우장춘 박사가 1953년에 초대 원장으로 근무하셨던 중앙원예기술원으로부터 개편·개칭돼 내려온 연구기관이다. 부산시에서는 우장춘 박사의 업적을 기려 동래구에 우장춘 박사 기념관을 세워 그 분의 업적과 얼을 기리는 추모행사를 매년 기일인 8월 10일에 시행하고 있다. 비록 시설원예시험장은 함안으로 이전하지만 앞으로도 부산시와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우장춘 박사 추모행사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

이뿐만 아니라 시설원예시험장에서는 우장춘 박사의 업적을 재조명해 길이 보존하고자 우 박사 기념관을 조그마하게 조성하였다. 기념관에는 1930년대 박사님이 쓰시던 연구노트, 박사학위 논문, 환국 후 돌아가시기 전에 수여받았던 문화포장 등 연구업적과 인간 우장춘 등을 전시하였다.

시설원예시험장의 함안군 이전을 계기로 시설원예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자 ‘시설원예 클러스터 사업’을 추진 중인데, 이 계획에는 브랜드 세계화, 가공·판매, 전시홍보, 시설농자재 개발 및 생산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시설원예시험장은 행정·연구기관, 농업인 단체, 농협, 산업체 등 유관기관들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시설원예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켜 새로운 일거리 창출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이 지면을 빌려 지난 반세기 동안 부산시민들이 보내주신 뜨거운 성원과 사랑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앞으로도 부산시민의 지속적인 관심과 함안군민, 경남도민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응원과 지원을 기대하며 힘과 지혜를 모아 함안이 세계의 첨단 시설원예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하는데 앞장서겠다.
 
고관달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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