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4.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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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꾸라지는 피부에 탄력을 부여한다
지난주에는 미꾸라지가 ‘섹스의 대가’일 뿐만 아니라 뼈 건강에 좋은 칼슘, 인, 철 등의 영양성분이 많아 뱀장어를 능가한다고 하였다. 사실 미꾸라지는 지방의 함량은 적으나 단백질이 많아 맛이 담백하다. 특히 칼슘은 뱀장어보다 4.7배, 철분은 시금치보다 많아 보양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미꾸라지에는 콘드로이틴 황산(chondroitin sulfate)과 렉틴(lectin)이라는 특수성분이 존재하는데 전자는 주로 미꾸라지의 미끈미끈한 점액질에 많고, 우리 몸에는 연골이나 진피 등에 존재하며 글루코사민(glucosamine)이라는 아미노산과 함께 연골세포를 파괴하는 효소의 작용을 억제시키고, 관절 주변의 섬유질 등을 활성화 하는 효능이 있어 관절 건강과 피부의 탄력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혹시 할머니의 젊을 때 사진을 보고 야! 우리 할머니가 이렇게 예뻤을까? 라고 생각하는 독자들이 꽤 많을 것이라 생각되는데…? 그 해답은 이렇다. 나이가 들수록 피부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콘드로이틴 황산이나 콜라겐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이 녀석들이 부족하면 피부조직의 탄력성이 떨어져 얼굴의 피부가 축 쳐지고 주름살이 생기게 된다. 미꾸라지 중에는 콘드로이틴 황산 외에 피부를 부드럽게 해주는 비타민 A가 다량 함유되어 있어 추어탕을 즐겨 먹는다면 피부를 젊고 탱탱하게 유지할 뿐만 아니라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주는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렉틴이라는 물질은 대두, 감자 등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면역력을 증강시키고, 생체 내에서 가용성 렉틴 또는 렉틴 막으로 존재하면서 영양 물질의 수송 및 저장 기능을 담당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기능으로 인해 생체 방어 수단의 기능성 물질로 인정되고 있는 중요한 성분이다. 상기의 생리작용 외에도 빈혈개선, 면역력 강화, 세포 노화 방지, 피로개선, 해독작용 등의 효과가 있다

미꾸라지와 궁합이 잘 맞는 식품을 소개하면, 추어탕을 끓일 때 비린내가 심하기 때문에 이를 없애고 맛을 좋게 할 목적으로 산초, 후추, 고춧가루와 같은 독특한 양념을 쓰는데, 추어탕과 가장 궁합이 잘 맞는 향신료는 산초다. 산초는 톡 쏘는 맛과 상쾌한 향으로 인해 비린내를 없애주는데 가장 효과적이다. 그리고 건위, 소염, 이뇨작용을 도우고, 위장을 자극하여 신진대사 기능을 촉진시킨다. 그리고 부 원료로 첨가되는 시래기, 토란 줄기 및 우엉 등은 식이섬유소가 많아 쾌변에 도움이 된다. 특히, 우엉은 미꾸라지 특유의 미끈미끈한 점질물을 흡수하기 때문에 추어탕의 물성을 개선하는데 효과적이다.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는 미꾸라지로 만든 ‘추두부탕(?頭腐湯)’을 서민음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 요리법은 미꾸라지를 적당한 용기에 넣고 하루에 3회 물을 갈아 주면서 5~6일 정도 진흙을 다 토해내게 한다. 두부와 살아있는 미꾸라지를 솥에 넣은 후 불을 서서히 지피면 미꾸라지는 뜨거워서 두부 속으로 기어 들어간다. 더 뜨거워지면 두부속의 미꾸라지는 약이 바싹 오른 상태로 익어간다. 이것을 적당한 크기로 썰어 향유로 지져 추어탕을 끓인다. 좀 특이한 방법이긴 하나 두부의 단백질과 이소플라본이 보강된 식품으로 특히 여성들에게 좋다. 이소플라본이라는 물질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생리불순으로 인해 바이오리듬을 잃거나 피부에 탄력이 떨어진 여성에게는 더 없이 좋은 식품이다. 또 미꾸라지를 약으로 이용하고 싶을 때에는 미꾸라지를 맑은 물에 넣어 미꾸라지 속에 있는 흙을 다 토하게 하여 햇볕에 바짝 말린다. 이것을 부드럽게 가루로 만들어 냉장고에 저장해 두고 하루에 10g씩 3회 복용한다. 강정작용과 간기능 개선에 도움이 된다.

미꾸라지는 영양학적인 측면에서 권장할만한 물고기이나 생 미꾸라지에는 비타민 B1을 분해시키는 효소인 티아미나제(thiaminase)라는 성분이 있어 날것으로 먹으면 우리 몸속에 존재하는 비타민 B1을 분해시키므로 생식은 삼가야 한다. 또 미꾸라지는 환경 호르몬 등에 오염받기 쉬운 흙 속에 살기 때문에 오염된 지역에서 어획된 미꾸라지의 난소에는 독소를 함유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미꾸라지를 먹게 되면 중추신경계의 경련, 호흡곤란, 심할 경우 혼수상태에 이른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된다.

/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추어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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