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율하천 생태복원사업 마찰
김해 율하천 생태복원사업 마찰
  • 박준언
  • 승인 2014.10.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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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 석재 색상 놓고 주민 의견 반영 논란
주민 “보라색 석재 사용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 추진”
市 “예산절감 위해 돌 재료 공개입찰…市 개입 없어”


김해시가 100억원이 투입되는 율하천 생태복원사업에 사용될 ‘돌’ 종류를 두고 지역 주민과 마찰을 빚고 있다. 특히 지역 주민들은 시가 대다수 의견을 무시한 채 사업을 진행할 경우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12일 김해시에 따르면 지난 2012년 환경부가 대규모 주거단지 주변의 친수공간 확보와 생태하천 복원, 노후된 시설 복구를 위해 주최한 ‘도심하천 살리기’ 공모사업에서 김해 율하천이 선정됐다.

총 사업비 100억원(국비 60억+도비 12억+시비 28억)이 투입되는 율하천 생태복원사업은 지난해부터 2016년까지 관동동 일원 신안교에서 관동교까지 1.38km에 걸쳐 저수로 생태복원과 자연형낙차공, 산책로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생태복원사업인 탓에 하천 바닥과 옹벽에 콘크리트를 사용할 수 없어 모두 석재(石材)를 사용해 공사를 해야 한다.

시는 이 같은 내용을 설명하는 주민설명회를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총 4회에 걸쳐 열고 주민 의견 수렴도 했다.

특히 지난 3차 주민설명회 때는 하천 바닥과 옹벽에 사용될 돌로 거창석(회색계열)과 마천석(검정계열), 김해에서 생산되는 보라석(보라색)의 사진을 걸고 주민들이 원하는 돌 종류에 스티커를붙이는 식으로 의견을 모으고,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최근 김해시가 대다수 주민들이 원했던 거창석이 아닌 보라석을 사용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자 주민들은 이제 와서 시가 주민 의견을 반영하겠다던 말과 다른 입장을 취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설명회에 참석했던 한 주민은 “주민들은 어느 지역 돌이던 율하천과 어울리는 돌이 사용되길 원하고 있다. 그런데 보라석은 붉은색계열이라 도저히 주변경관과는 맞지 않다. 이미 인근의 대청천이 보라석으로 공사가 진행돼 주민들의 불만이 높은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하천공사는 단순한 일이 아니다. 50년에서 100년을 내다보고 공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후손에게 물려줄 중요한 일이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 어떤 돌을 선택할지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특히 돌 재료는 공개입찰로 진행될 예정이어서 시가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에 사용될 돌은 바닥돌(가로 80cm×세로 80cm×높이 80cm)만 약 1만 3000여개. 시는 거창석을 바닥돌로 사용할 경우 운반비를 포함해 개당 약 12만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거창석의 경우 운반비용이 보라석보다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단가면에서 불리한 것이 사실이다”며 “옹벽을 쌓는 전석의 경우 김해 보라석이 약 30%이상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해시는 아직까지 보라석에 대한 단가 등 구체적 자료는 확보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율하천생태복원사업에는 바닥석과 옹벽에 사용되는 전석 등 ‘돌 값’만 수십억원에 이른다.

시 관계자는 “비용을 절감해 율하천 주변을 더 정비할 계획이며, 일부에서 우려하는 지역 업체에 대한 특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주민들의 의견은 최대한 참고 하겠다”고 말했다.

주민설명회에 참석했던 다른 시민은 “주민들은 그 동안의 의견이 꼭 반영되기를 바란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집단행동을 통해서라도 이번 공사를 반대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준언기자
김해시 율하천위치도
김해 율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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