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의 방주
맛의 방주
  • 경남일보
  • 승인 2014.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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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객원논설위원)
인생삼락 중 하나는 먹는 낙이다. 특히 나이가 들면 먹는 것에 대한 집착은 더욱 강해진다. 경제가 나아지면서 먹거리를 걱정하는 사람은 적어진 대신 요즘은 영양과잉으로 인한 질병이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

▶오히려 영양과 맛보다는 기능성 음식을 찾게 되면서 TV는 온통 몸에 좋은 음식, 질병을 음식으로 치료했다는 ‘기적의 식품’ 소개로 짜여져 우리의 음식문화를 왜곡시키고 있다. 얼마 전 쇠비름이 좋다는 방송이 나간 후 잡풀로 취급됐던 쇠비름이 귀한 약초로 등장했다. 이런 사례는 천대받던 채소가 갑자기 품귀현상을 빚는 등 왜곡된 식문화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외래종 과일과 채소, 곡식이 무분별하게 도입돼 국내에서 귀한 값으로 팔려 나가는 것도 요즘 나타난 현상이다. 이로 인해 생산성이 낮은 토종은 점차 설자리를 잃고 있다. 토종은 작고 소출이 적으며 때깔이 육종학의 발달로 개량된 신품종과 외래종에 비해 소박하다. 우선 경쟁력에서 뒤져 뒷전으로 밀리는 것이다. 채소, 과일 등이 원자재가 되는 음식도 이제는 토종보다는 영양과 효능 등 기능성으로 변화되고 있는 추세다.

▶맛의 방주(ark of taste)는 이런 추세에서 사라져 가는 토종을 보호하자는 의미에서 국제슬로푸드협회가 제정한 제도이다. 이번에 20종이 추가로 등재됐다고 한다. 그중 제주도가 가장 많이 등재된 것을 보면 국제화된 제주의 위상을 보게 된다. 토종이 설 땅을 잃고 있다는 역설적 현상을 간과해선 안된다. 우리주변에도 방주에 올라야 할 토종이 없는지 살펴볼 일이다.
 
변옥윤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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