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다리
농다리
  • 경남일보
  • 승인 2014.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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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객원논설위원)
생거(生居)진천(鎭川) 사거용인(死居龍仁), 진천(鎭川) 미호천(渼湖川)은 문백면 구곡리를 거치면서 상산8경(常山八景)의 경관을 하나둘씩 만들기 시작하는데 그 가운데서도 구산(龜山)마을 동구앞 농다리(농교·籠橋)가 있다. 우리나라 현존 가장 오래된 돌다리다. 지네(백족충·百足蟲) 모양으로 만들었기에 ‘지네다리’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농다리에 의미 부여를 하는 것은 1000년이 되었다는 오랜 연륜보다도 지금까지 손질을 해본 적이 없었던 그 불가사의한 완벽성 때문이다. 음양의 이치에 따라 돌과 돌을 서로 잡아당기도록 교묘하게 교각을 쌓고, 그 자리에 장대석을 얹어 놓은 축조술로 오랜 세월동안 큰 물난리에도 떠내려가지 않고 버틴 ‘신비의 다리’다.

▶자연의 이치에 입각한 동양의 독특한 자연관인 음양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것이다. 용어 자체는 추상적인 개념이지만 여기에는 물질적인 기초가 있다. 자연은 스스로 존재하는 근본이치이기에 물질이 자연에 순응하면 시간적 생명력을 더한다.

▶자연의 이치에 인간은 그저 그런 존재이다. 그런데 인간은 생태계 전체의 존속 가능성 자체를 결정적으로 위협하는 존재가 되고 있다. 자연에는 맞서지 않고 함께 어울리고자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네팔 안나푸르나 트레킹 코스에서 순식간의 폭설로 수십 명이 목숨을 잃었다. 자연은 이렇게 거칠고 잔인할 수 있다. 농다리는 내(천·川)의 물 흐름, 자연에 맞서지 않고 어울림이 있었기에 오늘이 있는 것이다.
 
이재현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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