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삶의 경주
[교단에서]삶의 경주
  • 경남일보
  • 승인 2015.01.1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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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외남 (사천 축동초등학교 교사)
이번 겨울방학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이 개봉되어 잔잔한 감동을 안겨 주었다. 그 중에서도 ‘더 테너’, ‘언 브로큰’ 영화는 고난과 역경을 극복해 나가는 두 주인공의 기적적인 삶을 통해 사람과 사랑의 위대함을 절감하며 교육자로서의 사명과 책임을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세계적으로 촉망받던 성악가가 어느 날 갑상선암을 선고 받고 수술 중 성대신경이 마비돼 더 이상 노래를 부를 수 없게 되는 비운을 맞았다. 오페라 역사상 아시아에서 100년에 한번 나올 만한 목소리라 주목 받으며 무대 위에서 기립박수를 받는 영광을 누리다가 갑자기 목소리를 잃게 됐을 때 느꼈을 좌절감과 절망은 죽음보다 더한 고통이었으리라. 하지만 주인공은 이에 굴복하지 않고 병과의 싸움에서 이겨 다시 무대에 섰고, 자신의 꿈을 현실로 실현했다. 그를 일으켜 세운 것은 음악과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공연 전문기획자인 벗과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게 끝까지 지켜준 아내, 성대수술을 맡아준 의사의 헌신적인 사랑과 우정의 힘이었다.

꿈도 미래에 대한 열정도 없던 반항아 루이는 형의 도움을 받으며 운명처럼 육상을 시작한다. 끈질긴 집념과 피나는 노력으로 19살에 미국 최연소 올림픽 육상 국가대표로 발탁되고, 베를린 올림픽에 출전해 세계가 주목하는 육상선수가 된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고 공군에 입대한 그는 작전수행 중 전투기 엔진고장으로 태평양에 추락한다. 망망대해에서 47일을 버틴 후 일본 군함에 발견된다. 850일 간을 일본 포로수용소에서 지내는 동안 그는 사랑하는 가족 곁으로 반드시 돌아갈 것이라는 희망과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그 저력으로 전쟁이 끝날 때까지 살아남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언 브로컨’ 영화의 주인공 루이가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극복할 수 있었던 힘은 어릴 때 주인공 형에게 늘 듣던 “견딜 수 있으면 이룰 수 있다”는 말 한마디였다.

올 한 해, 그 무엇보다 간절한 것은 어떤 시련과 난관 앞에서도 굴하지 않는 용기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굳은 의지, 불가능할 것 같은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는 정신과 실천력을 길러주고 싶다. 꺾이지 않는 삶의 의지로 97년의 긴 인생여정에서 기적을 만들어낸 루이 잠페리니처럼 우리 아이들이 100세가 되는 먼 훗날 “나는 삶의 경주에서 최선을 다해 뛰었다”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서외남 (사천 축동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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