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아동학대와 인성교육
[경일시론]아동학대와 인성교육
  • 경남일보
  • 승인 2015.01.26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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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혜 (객원논설위원·경상대학교 학생처장)
최근 연속적으로 우리사회를 강타하고 있는 큰 이슈 중의 하나가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의 아동폭행 사건이다. 지난해 말 국회는 여야 만장일치로 ‘인성교육진흥법’을 통과시켜 인성교육이 올해 교육계의 새 화두였는데, 신년 초부터 아동학대 사건이 연달아 터진 것이다. 교육부는 2017학년도 대학입시부터 면접에 인성평가를 반영하고 교육대와 사범대의 인성평가를 강화하겠다고 했으며, 교총도 올해를 ‘인성교육 원년의 해’로 선언하고 대대적인 인성교육 범국민 실천운동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물론 모든 보육교사들이 인천 송도나 부평 같은 아동학대 교사는 아닐 것이다. 문제는 아동에 대한 존중의식이 없는 보육교사들을 채용하고 있는 어린이집 원장들이나 반복해서 아동을 학대하고 있는 인성부재의 보육교사들이다. 지금 정부에서 임시로 내놓은 대책인 어린이집의 CCTV 설치나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는 현실적인 대안이 되지 못한다. 만일 아동학대가 일어난 어린이집들을 다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로 폐쇄시켜 버리면 정작 그곳 원아들은 다 어디로 갈 것인가. 또한 현재 CCTV를 설치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에 의한 아동폭력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에 이 또한 대책이 될 수 없다.

여기서 필자는 이 사건을 통해서 두 가지 측면에서 분석해 보고자 한다. 첫째는 보육교사들의 인성문제이다. 보육교사는 열악한 환경에서 장시간 근무를 하는 데 비해 처우개선은 별로 이뤄지고 있지 않아서 문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어린 3~4세의 아동들을 함부로 밀어 내치거나 주먹을 휘둘러 학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비록 폭력을 직접 당하지 않은 아동이라 할지라도 폭력교사 앞에서 공포로 벌벌 떨었던 경험은 성인이 돼서도 그들의 인생에 치명적인 상처를 주기 때문에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특히 교육현장에서 일어나는 폭력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때가 많아서 아동들이 성장해서 또 다른 폭력교사·폭력부모를 양산할 수 있기 때문에 근절돼야 한다. 따라서 어린이집 원장은 인성이 올바른 보육교사를 채용해야만 하고, 계속해서 보육교사들의 인성교육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둘째는 부모들의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이다. 지금 전국적으로 부모들이 보육교사의 아동학대에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그런데 시선을 돌려서 부모자신들을 점검해 보자. 우리들은 정말 아이들을 학대하지 않고 잘 양육하고 있을까. 물론 부모가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자녀를 잘 양육하는 부모도 많지만, 아동학대를 일삼는 부모들도 놀랄 정도로 많이 존재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아동학대는 어린이집이 아니라 가정 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2013년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아동학대 사건 가해자 비율을 보면 친부가 41%, 친모가 35%로서 부모가 전체의 76%를 차지하고, 아동복지시설 가해자 5%, 보육시설 가해자 3%, 계부모 4% 등이다. 이 결과는 가정에서 아동학대가 가장 많이 일어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이다. 부모의 아동학대는 세대전수를 한다. 즉 아동을 학대하는 부모 역시 어린 시절에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아서 부모가 돼서 자신의 자식들을 또다시 학대하는 구조로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폭력을 세대전수하는 것이다. 그래서 부모의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야만 사회의 전반적인 아동학대가 고쳐질 수 있다. 우리 모두 최근의 사건을 계기로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 아동학대 없는 건강한 가정과 사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최정혜 (객원논설위원·경상대학교 학생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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