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5.03.2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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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에 좋은 연근
연은 주로 못이나 늪지에서 자라는 다년생 수초로 잎의 높이가 1-1.5m이며, 지하경이 땅속으로 길게 뻗어 끝 부분에서 덩이줄기를 형성한다. 연은 본초 명으로 우(藕)라 하며, 연의 뿌리를 비롯한 연잎, 연꽃, 연자육은 식용 및 약용으로 널리 이용되어 왔다.

연근은 한자로 ‘蓮根’이라고 쓰는데 사실 이름처럼 연의 뿌리가 아니고 땅속줄기이다. 그런데 연의 잎자루에서 연근에 이르기까지 구멍이 뚫려있는 것은 정말 놀랄만하다. 이 구멍은 물 위에 공기를 진흙 속에서 자라는 땅속줄기로 옮기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연꽃은 비록 더러움 속에서 피되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청정함을 상징한다고 하여 민간에서 다산의 상징으로 삼기도 하였다.

1980년대 이전에 시골에서 자란 독자들이라면 연 잎을 가지고 놀았던 어린 시절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커다란 잎으로 모자나 가면을 만들어 쓰기도 하였다. 참으로 재미있었던 것은 연의 잎자루 양쪽 끝을 잘라내고 비눗방울 놀이를 하면 잎자루의 구멍 크기가 달라 다양한 비눗방울을 만들 수 있고, 천천히 불면 줄기 끝 부분에 비눗방울이 포도송이처럼 매달려 즐거움을 더해 주곤 하였다. 또 연잎 자루를 입에 물고 저수지에서 장시간 잠수하면서 친구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기억도 있다. 어쨌든 놀이 기구가 없었던 옛날에 장난꾸러기에게는 귀중한 장난감이었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성질이 평한(平寒) 하고 맛이 달며 무독한 연밥은 기력을 기르고 백병(百病)을 낫게 하며, 오장을 보하고, 갈증을 그치게 하며 이질을 다스리고, 정신을 좋게 하고 마음을 안정시키며, 많이 먹으면 몸이 좋아진다. 껍질이 검고 물에 넣어 가라앉는 것을 석연(石蓮)이라 하니 소금물에 달인 것은 뜬다. 곳곳의 못에서 자라며, 8~9월에 굳세고 검은 것을 채취하여 쓰는데 생것을 먹으면 배가 불러오기 때문에 쪄서 먹는 것이 좋다’고 기록돼 있다.

연근은 수분 88.2%를 제외하면 당질 7.8%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단백질(2.0%), 섬유질(1.1%), 회분(0.8%) 및 지질(0.1%)의 순이다. 무기물로는 나트륨의 배출에 도움이 되는 칼륨이 280mg %로 압도적으로 많고, 다음으로 인(66mg %), 칼슘(66mg %), 나트륨(47mg %), 철(0.4mg %)의 순이다. 비타민류의 조성을 보면 우선 뿌리채소에 그렇게 많지 않은 비타민 C가 50~57mg %로 다른 근채류에 비해 약 2~7배나 더 많다. 연근 중에 함유된 비타민 C는 전분에 쌓여 있으므로 열에도 비교적 안정하여 과일류에 함유된 비타민 C와는 의미가 좀 다르다. 이 외에도 채소에서 거의 없는 비타민 B1·B2가 함유되어 있어 빈혈을 예방하고 간장의 기능을 도와 신경통, 류머티즘, 건강회복 등에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연근에는 지방 함량이 0.1%로 매우 적어 연근 100g의 에너지가 40Kcal에 불과하여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좋다. 또 연근을 잘라서 양쪽으로 잡아당기면 명주실처럼 보이는 끈적끈적한 점액질이 생기는데, 이것은 모두 섬유질인데 이중 뮤신(mucin)이라는 기능성 식이섬유도 포함되어 있다. 이들 연근의 섬유질은 장벽을 적당히 자극하여 장의 활동을 도우며 체내 콜레스테롤의 농도를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뮤신은 단백질의 소화를 촉진시켜 강장 작용에 도움을 준다. 연근을 잘라 방치하면 자른 자리가 검게 되는 것은 타닌과 철분 때문이다. 타닌이 공기 중의 산소에 의해 산화가 일어나며, 이때 철분이 이 반응을 촉진시킨다. 타닌은 폴리페놀(polyphenol)의 일종으로 항산화 작용이 있고 활성산소를 소거하여 암을 예방하고 살균 작용을 갖는 중요한 물질이다. 그러므로 산화에 의한 기능성 물질의 분해를 막기 위해서는 연근을 썰어서 바로 찬물이나 묽은 식초에 담그거나 조리 전에 묽은 식초에 삶으면 된다. 철분과 타닌의 특수기능은 소염작용이 강해 점막조직의 염증을 가라앉히는 성질이 있으며, 특히 연밥에는 진정, 지혈 및 강장 작용이 있는 넬룸빈(nelumbine)이라는 물질이 함유돼 있어 그 효과가 더 크다. 따라서 옛날 약이 부족한 시절에는 민간요법으로 코피가 나면 연밥이나 연근 즙을 마시거나 탈지면에 연근 즙을 묻혀 코를 막아주면 낫는다고 한다.

최근 연근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 연근을 에틸아세테이트(ethyl acetate)로 추출하여 항산화 시험을 한 결과 합성 항산화제인 BHT보다도 효과가 좋거나 유사하다는 보고가 있으며, 또 연근이 고콜레스테롤 혈증 흰쥐의 지질대사에 미치는 영향을 시험한 결과 혈청 중 나쁜 콜레스테롤, 심혈관 위험 지수 및 동맥경화지수가 유의적으로 저하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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