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베풂의 즐거움·처음 만나는 미학
[신간] 베풂의 즐거움·처음 만나는 미학
  • 연합뉴스
  • 승인 2015.03.2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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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풂의 즐거움 =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김혁·오명석·홍석준·안승택 옮김.

고대 로마의 대표 철학자 세네카의 후기 저작이다. 베풂에 관한 고대 서양인의 사유를 집대성한 책으로, 세네카 후기 철학의 면모가 가장 잘 드러나는 저술의 하나로 평가받는다. 경제인류학 연구모임 ‘혼돈회’가 처음으로 번역했다.

세네카가 정의하는 은혜란 “기쁨을 주고 그렇게 함으로써 기쁨을 얻으며, 이런 일을 행할 수 있도록 기꺼이 준비하는 선의의 행동”이다. 이는 은혜가 선물의 등가교환이나 계약관계처럼 경제 원리로 이뤄지는 행위가 아니라 주는 이와 받는 이가 구별되지 않을 만큼 함께 기뻐하는 행위라는 뜻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은혜를 베푸는 이의 의도다. 세네카는 은혜를 언제 어디서든, 기꺼이, 남모르게, 미리 알아서, 상대방에게 환기시키지 않고 베풀어야 하며 베푼 은혜는 잊어버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세네카는 은혜를 입고도 갚지 않는 배은망덕이 사람 사이의 유대를 파괴하고 사회관계의 단절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만악의 근원으로 여겼다. 베풂을 받은 사람은 절대 잊지 말고 늘 갚으려 해야 하며, 한 번 갚은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죽을 때까지 계속 갚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관계에서 더 나아가 “스스럼없이 은혜를 입으라”고 조언한다. 무조건 베풀기만 하는 것도, 남의 도움을 전혀 입으려 하지 않는 것도 모두 옳지 않으며, 서로 은혜를 기꺼이 입으려 하는 관계야말로 지속성을 띨 수 있다고 역설한다.

눌민. 388쪽. 1만8천원.



 
베풂의 즐거움


▲ 처음 만나는 미학 = 노영덕 지음.

영화를 매개로 미학이론을 소개한 미학 입문서다. 핵심 개념과 이론, 해당 이론의 주창자를 중심으로 내용을 전개하면서 그와 관련된 영화를 통해 미학이 삶의 현장, 자연, 세계, 역사, 종교와 유기적으로 연결된 학문임을 보여준다.

영화 ‘A.I.’에서는 사유 능력이 아니라 감성 능력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다는 미학적 사유를, ‘13층’에서는 예술에서 ‘모방’ 또는 ‘재현’으로 번역되는 ‘미메시스’ 개념을 읽어낸다. 공포가 숭고로 승화해 종교로까지 이어지는 과정은 ‘나이트메어’ ‘지옥의 묵시록’ ‘13일의 금요일’로, 헤겔 철학론과 미학의 핵심 개념인 ‘절대정신’ ‘변증법’ 등은 ‘블랙 스완’으로 설명하는 등 다양한 영화가 등장한다.

알에이치코리아. 408쪽. 1만7천원.

연합뉴스



 
처음 만나는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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