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5.04.19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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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예방에 좋은 브로콜리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인 브로콜리(broccoli)는 1960년대 이탈리아로부터 우리나라에 도입되었다. 브로콜리가 우리나라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된 것은 ‘타임지’가 뽑은 세계 10대 건강식품으로 선정되고, 또 미국 국립암연구소가 항암 식품으로 추천된 덕분이다. 브로콜리! 그 외모가 꽤나 특이하다. 어찌 보면 버섯 같기도 하고, 또 꽃다발 같기도 하고, 그런가 하면 어디가 줄기인지 어디가 잎인지 잘 구분되지 않은 그야말로 아리송한 채소이다. 특이한 외모 못지않게 브로콜리는 기능성이 뛰어난 채소이다. 분류상으로는 겨자과에 속하며, 꽃줄기가 성장하여 그 위에 꽃봉오리가 형성되어 짙은 녹색을 띠기 때문에 ‘녹색 꽃 양배추’라고도 한다.

브로콜리의 족보를 보면 꽤나 재미있다. 양배추, 브로콜리, 콜리플라워의 조상은 케일인데, 잎이 둥글린 것이 양배추이고, 꽃봉오리를 식용으로 개량한 것이 브로콜리와 콜리플라워이다. 그래서 학명도 브라시카 올레라케아(Brassica oleracea)로 같다. 그런데 콜리플라워는 브로콜리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하얗게 변한 것이다. 색소가 결핍되어 하얗게 되는 돌연변이를 앨바이노(albino, 백변종)이라고 하는데, 예를 들면 우리나라 남성들 사이에서 최고의 정력제로 알려진 백사(흰 독사)도 알고 보면 돌연변이로 태어난 색소가 결핍된 뱀에 불과하다. 이것이 고가로 매매되고 있다니 참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외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흰 색깔의 팽이버섯도 마찬가지다.

최고 항암 식품, 세계 10대 건강식품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브로콜리의 기능성은 다양하다. 브로콜리의 항암작용은 위암, 폐암, 간암, 대장암, 전립선암, 유방암 및 췌장암 등 인체의 여러 기관에 효과가 있다. 항암작용의 대표적인 물질로는 설포라판(sulforaphane)이라는 함황물질을 꼽을 수 있는데, 이는 발암 억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효소를 선택적으로 활성화하여 발암물질을 세포 내에서 제거하기 때문에 암화과정의 모든 단계를 차단함으로써 강력한 항암 효과를 갖게 된다. 이 물질은 항암작용 외에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병에도 도움이 된다. 왜냐하면, 설포라판은 혈관을 보호하는 효소의 생성을 촉진시키고 동시에 세포를 손상시키는 물질의 생성을 억제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거에 담배를 많이 피웠던 사람이나 현재 흡연 중인 사람에게는 체내 항산화 불균형을 회복시켜 만성 폐쇄성 폐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설포라판의 또 다른 기능으로 자폐증의 개선 작용이다. 탤리레이 교수에 의하면 26명의 자폐증 아동을 대상으로 하여 설포라판을 투여하여 행동평가를 실시한 결과 사회적 상호작용, 이상행동, 언어적 의사소통 등이 현저하게 향상된다고 한다.

브로콜리에는 항산화성 물질인 설포라판 외에 셀레늄, 비타민 C와 E 등이 풍부하다. 항산화 작용이란 활성 산소로 인해 야기되는 질병이나 노화에 저항하는 작용으로 면역력을 높이고 신진대사를 활성화시킴으로 여러 가지 질병을 예방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준다. 브로콜리 중의 항산화성 물질은 비교적 함량도 많고 종류도 다양하다. 특히 비타민 C는 브로콜리 100g 중 약 114mg이 함유돼 있어 레몬보다는 약 2배, 감자보다는 약 7배나 더 많다. 또 브로콜리는 위 건강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U가 많다. ‘Ulcer, 궤양’의 앞글자를 따서 비타민 U(s-methyl methionine)라고 하는데, 비타민 U는 위를 튼튼하게 해 줌에 따라 스트레스, 위 염증, 위궤양 및 십이지장 궤양 등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효과가 탁월하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위궤양과 위염 발생의 원인균으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의 생육을 저해한다는 보고도 있다.

브로콜리에는 피부나 점막의 저항력을 높이고 감기나 세균의 감염을 도우는 비타민 A가 풍부하다. 특히 브로콜리의 새싹에는 비타민 A의 전구물질인 베타카로틴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면역력 증진과 더불어 야맹증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된다. 우리 몸에 화학물질 등 유해물질이 유입되면 이를 제거하는 시스템이 작동하게 되는데, 이 시스템을 활성화시키는 인돌(indole)이라는 물질이 있는데, 브로콜리를 섭취하게 되면 인돌의 생성을 촉진시키게 된다. 때문에 몸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또 빈혈을 예방하는 철분도 1.9mg%로 채소 중에는 단연 탑 그룹에 속한다. 이외 비타민 B1, B2, 칼슘, 인 및 칼륨 등이 골고루 함유되어 있다.

브로콜리에 함유된 기능성 물질인 설포라판은 열에 약하다. 따라서 조리할 때는 소금을 약간 넣어 살짝 데치고, 데친 다음에는 물에 넣지 말고 상온에서 그냥 식히는 것이 영양소의 유지에 좋다. /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브로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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