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절도범 “약값·쌀값 마련 위해 범행”
50대 절도범 “약값·쌀값 마련 위해 범행”
  • 오태인 기자
  • 승인 2015.05.20 2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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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 진주署 경찰들…딱한 사연에 생필품 전달
▲ 상습 절도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가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상습절도 혐의로 수사를 받던 피의자 A씨의 집. 압수수색을 나갔던 경찰은 A씨가 몸도 가누지 못하고 투병중인 노모(88)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A씨가 구속되면 홀로 남게 된 노모의 생계가 어려울 것을 생각한 경찰은 현장에서 쌀과 라면을 전달했다.  

 20일 진주경찰서는 경남·부산지역 공장과 사무실을 돌며 현금 등을 훔쳐 온 A(54)씨를 상습절도 혐의로 구속했다. 
 A씨는 지난달 15일 진주시 상평공단 한 공장 탈의실에서 현금 37만원을 훔치는 등 경남·부산지역에서 87회에 걸쳐 800만원 상당의 현금·의류를 훔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경찰은 A씨가 작업복, 작업화, 기름진 장갑 등 근로자 복장을 하고 방범 시스템이 빈약한 공장을 골라 직원들이 점심을 먹으러 나간 사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A씨는 현금만 빼내오는 수법으로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모르거나 내부소행으로 착각하도록 했다.
 A씨는 지난해 2월 출소해 암 투병 중인 노모와 단둘이 생활해 왔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어머니의 약값과 고혈압·당뇨 등 자신의 약값 등 생계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현금을 훔칠 때는 피해자의 지갑에서 약간의 교통비를 남겨 두기도 했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A씨는 “훔진 돈으로 약값, 쌀값 등으로 사용했다”며 “일을 할려고 해도 일자리가 구해지지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기초생활수급자 등 정부 지원을 받으려고 했으나 잘 되지 않았다”며 “훔치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일하는 환경이 열악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다. 
진상근 진주경찰서 형사1계장은 “피의자 A씨가 암과 교통사고 휴유증으로 거동이 불편한 노모와 함께 거주했다. 피의자 구속으로 당장 생계가 어려운 점을 확인해서 생필품을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관할 면사무소에서 생계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압수수색을 했던 이영삼 형사팀장은 “도움을 받은 피의자 A씨의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고맙다라는 말과 함께 아들의 선처를 당부했다”고 전했다.
오태인기자 taei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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