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영화 시장 성장, 이대로 괜찮나
다양성영화 시장 성장, 이대로 괜찮나
  • 연합뉴스
  • 승인 2015.05.2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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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1천만명 관람…대기업 시장진입에 양극화 심화
지난해 극장에서 개봉한 다양성 영화는 모두 367편이었고 관객 수는 1400만명이었다.

독립영화, 예술영화, 저예산영화, 다큐멘터리 영화 등 일반적인 상업영화보다 배급과 개봉이 어려운 영화를 일컫는 다양성 영화가 하루에 한편꼴로 개봉했고 전체 극장 관객(2억1500만명)의 100명 중 7명은 이런 영화를 관람했다.

이는 여러 ‘아트버스터’(아트+블록버스터)의 흥행 성공에 힘입은 것으로, 한때 ‘틈새시장’에 불과했던 다양성 영화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이미 확인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27일 영화진흥위원회와 CGV의 ‘영화산업 미디어 포럼’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전체 관객의 5.4%였던 다양성 영화 관객 비중은 2011∼2013년 2% 안팎으로 떨어졌으나 작년 6.6%까지 올라왔다.

다양성 영화 1편당 평균 관람객도 3만9000명으로 전년(1만1000명)보다 크게 늘었다.

이는 작년 다양성 영화의 시장의 성장(전년비 280%)은 일부 작품의 흥행 ‘대박’에 따른 것이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와 ‘비긴 어게인’ 등 두 편의 작년 관객 수를 합하면 730만명으로 전체 다양성 영화 관객의 절반을 넘는다.

그와 함께 20∼30대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한 마니아층에 고학력·고소득 가정의 중장년 주부 관객이 동참하면서 다양성 영화의 관객층이 두터워져 시장의 꾸준한 성장을 이끌고 있다.

CGV의 다양성 영화 전문 브랜드인 CGV아트하우스의 여성 관객 비중은 67%로 CGV 일반 상영관(59%)보다 높고 1인 관객 비중은 일반관 8%보다 4배 많은 32%에 달한다.

또한 압구정·오리·여의도 등 지점에서 중장년층 여성 관객이 증가세이며 거주 지역에 아트하우스관이 없으면 다른 지역에서 관람하는 관객이 많을 정도로 충성도가 높다.

수요뿐 아니라 공급이 증가한 영향도 크다. 영화 수입·배급사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고 다양성 영화 상영관이 늘어나면서 플랫폼·소프트웨어의 양 측면에서 관객을 유인할 요인이 커졌다.

다양성영화 배급사 수는 2012년 78개에서 작년 100개로 늘었다. 예술영화 상영관 수도 이 기간 47개에서 58개로 증가했다.

이상윤 CGV 아트하우스 사업 담당은 “아트하우스 스크린을 인구 50만명 이상의 지방도시 중심으로 상영관을 늘려 현재 21개에서 2018년 35개로 늘릴 것”이라며 “영화 전문 강좌, 커뮤니티 활성화 등 다양한 관람문화를 조성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런 양적 증가는 다양성 시장의 성장을 보여주지만, 여기에는 그림자가 뒤따른다.

먼저 다양성 영화 시장에서의 경쟁은 ‘과열’을 넘어 ‘출혈’ 수준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작년 개봉한 다양성 영화의 수는 전체 개봉작(1095편)의 33.5%에 달하지만, 관객 수 비중은 6.6%다. 대박 영화의 뒤로는 흥행 참패 영화가 소리 없이 사라진다.

외국의 예술영화 수입가는 수년간 3배 이상 치솟았다. 흥행 가능성은 줄고 흥행 실패 시 수입사가 입게 될 타격은 커졌다.

정상진 엣나인 대표는 “5∼6년 전 필름마켓에서 외국 영화 호가의 10분의 1 수준에 거래가 성사되곤 했으나 이제는 호가가 곧 체결가”라며 “수입사가 1편을 성공시켜 이전에 다른 영화들로 진 빚을 청산하게 되는 상황은 ‘투자’가 아닌 ‘투기’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다양성영화 시장 안에서도 할리우드 대형 배급사나 CGV아트하우스 등 국내외 대기업 계열 다양성 영화의 배급 확대·흥행 성공과 여전히 열악한 국내 독립·예술영화 제작·개봉 환경으로 나뉘는 양극화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이달 초 한국독립영화협회를 비롯한 영화계 12개 단체가 영화진흥위원회의 독립영화전용관 운영지원 사업 개편을 비판하려 낸 성명에서도 최근 상황에 대한 독립·예술영화계의 우려가 그대로 표출됐다.

이들 단체는 “최근 거대 기업의 무분별한 시장 진입과 수직 계열화로 독립·예술영화 시장의 양극화는 심화했다”며 “다양성 영화 시장의 성장에 따른 열매는 대기업 배급사의 몫일 뿐, 비주류 배급사와 독립영화 제작자들은 생존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아직 저변이 약한 국내 다양성 영화 시장을 확대하고 예술영화 관람 문화를 정착하는 것이 먼저라는 반박도 만만치 않다. 시장 파이를 먼저 키울 것인지, 시장 참여자간 공정한 분배도 병행해야 하는지 딜레마가 다양성 영화 시장에서도 벌어지는 셈이다.

이상윤 담당은 “잘 만들어지고도 유통과 마케팅의 문제로 관객을 만나지 못하는 영화가 아직 많고, 이런 영화를 관객이 자연스럽게 접할 기회를 만드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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